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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369696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3-07-05
책 소개
목차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 아니라
불꽃놀이
당신의 빛
그라운드 위의 세연
레퀴엠
유서
소희
2호선 한소현
손목에 타투 말이야
이별에 관한 인터뷰
그럴 일 없을 거야
1101호의 관찰자
떡볶이를 먹을 때마다
돈 렛 미 고
돈 리브 미
그래서 당신을 떠나기로 했다
내가 바보 같고 불안정해도
경성 연애
선의의 거짓말
우울의 도중, 당신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나는 흉터가 새겨진, 이제는 흉터 위에 타투가 새겨진 왼팔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오늘은 좀 괜찮았어?”
괜찮냐는 말. 그날 이후로 나는 고통이나 불안 따위를 내색하지 않았다. 표현해봤자 아무도 기억하지 않으니. 더군다나 누군가 다가왔으면 해서 돋아낸 나의 불안이나 고통은 되레 그 누군가를 떠나게 만들 터이니. 그래서 나는 밝히기보단 감추기로 했고, 괜찮다는 말을 괜찮지 않은 마음 위에 덧칠했다. 나는 지나에게도 나의 고통과 불안을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지나는 나를 지탱하는 최후의 사람이었고, 나는 그런 지나를 놓치게 될까 두려웠으니. 때문에 지나에게 아무것도 쉬이 털어놓지 못하던 미안함을 가슴에 묻어두고 있었다.
“괜찮아.”
“근데 있잖아. 선우야. 죽지 마.”
“죽지 마?”
“죽지 마. 죽으면… 죽여버릴 거야.”
그 말을 하고서 지나는 풉, 하고 웃었다. 나도 지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손목에 타투 말이야」 중
기차가 달려온다. 경찰이 쫓아온다.
아빠가 실종신고를 했다. 전화가 왔다. 너 지금 어디냐고. 일탈은 그쯤 하면 됐으니 이만 돌아오라고. 당연히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돌아가는 순간 우리는 죽을 테니깐. 우리는 끝날 테니깐.
성주의 한 여관이었다. 눈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있는지 물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선빈이의 손을 잡고 무작정 도망쳤다. 태어나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다. 선빈이나 나나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대로 멈추면 끝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았으니깐. 그러다 기찻길에 다다랐다. 기차가 달려온다. 경찰이 쫓아온다.
우리는 철로 위에 섰다.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서로를 꼭 안았다. 기차가 달려온다. 경찰이 쫓아온다.
「경성 연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