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1060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2-12-20
목차
5 시인의 말
1부 그 동네 구랑리
12 울타리
13 감꽃
14 유월의 강가에서
16 소녀
17 능소화 지다
18 구랑리역 풍경
20 사랑하는 법
21 뜨거운 홍시
22 감꽃 2
24 용감한 소년
26 가을밤
27 틈새에 피는 꽃
28 그 동네 구랑리
30 그 집 앞에서
32 봄눈
33 객사(客死)
34 달맞이꽃
35 첫눈
36 공순이의 꿈
2부 쉬어가기
40 호박잎 쌈
41 망월사 부처님
42 희망의 노래
44 구절초
45 허기
46 울 언니
48 배차적 연가
50 시골집 오후
51 슬픈 파티
52 쉬어가기
54 지지 않는 꽃
55 흐뭇한 풍경
56 그 동네 구랑리 2
58 시(詩)를 찾아서
60 해후
61 가을밤에
62 일등공신
64 살다 보면
66 그 강가
3부 그냥 살기로 해요
68 때
69 거꾸로 피는 꽃
70 오빠야
72 그냥 살기로 해요
73 반추(反芻)
74 비애
76 바지가 닮은 고부(姑婦)
77 왜 이래여
78 흉터
80 패랭이꽃
81 문득
82 불효
84 회전 그네
85 어떤 윤회
86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식사
88 시소
89 고요
90 괴팍한 손님
4부 여유
94 별이 전하는 말
95 여유
96 구랑리에서
98 개망초에게
99 모과의 꿈
100 가로수 삭발식
102 며느리밑씻개의 항변
103 마라도에서
104 영식이네 회상
106 그네타기
107 코스모스 분분(紛紛)
108 이별 후에
110 청계사 와불
111 홍매화 가지 부여잡고
112 잔치국수
114 하나 된 춤
116 용서
118 황홀한 일몰
121 해설_자적의 인생론과 서정적 진실의 탐색_김송배(시인,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저자소개
책속에서
*울타리
내 허리까지만 닿는
나무 울타리를 치고 싶다
높은 담장으로 감추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는
그저 안에서나 밖에서나 훤히 보이는 마당에
호박넝쿨 실하게 키워 밥공기만한 애호박 걸어 놓고
아침마다 이슬 깨트리며 노래 부르는 나팔꽃도 올리고
꽈리 열매 단풍보다 더 곱게 익을 때까지 기대어 설
딱 그만큼의 높이로 서 있고 싶다
울 밖에도 봉숭아꽃 나란히 심어
오가는 이 함께 손톱에 꽃물 들이는
안과 밖이 따로 없는 그런
허리까지만 닿는 나무 울타리를 치고 살고 싶다
*소녀
하늘을 맴돌던 잠자리 사라지고
귓전을 때리던 매미 소리도 잠잠한
요양원의 오후
밥 좀 달라고
집에 좀 가자고
떼쓰던 치매 걸린 구순 할머니
봉숭아 꽃물 들이자고
열 손가락 무명천 동여매니
양 무릎에 얌전히 두 손 얹고
수줍게 앉아 졸고 있네
열여섯 소녀적 꿈이라도 꾸시는 게지
입꼬리 씰룩이며 웃기도 하시니
*봄눈
늙은 목련나무
마지막 성대한 잔치를 위해
욕심껏 가지마다 탱글한 겨울눈 키워
꽃피울 날만 기다리는데
성질 급한 봄님
따사로운 햇살만으론 모자라
때아닌 눈까지 불러와
목련꽃보다 더 환한
등불 밝혀놓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