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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2753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4-09-01
목차
4 시인의 말
1부
12 물푸레나무
14 풀잎
15 나무가 되고 싶다
16 아직도 그가 살아
17 10월 연서(戀書)
18 아버지의 무지개
20 감자꽃
22 망향(望鄕)
23 바람
24 별
25 세월
26 밤꽃
27 밤바다
28 밤안개
29 변태(變態)
30 해당화
31 소금
32 숲으로 간다
33 단풍 구경
34 가을 고추와 나비
35 오동나무와 애벌레
2부
38 묵장
39 호두 이야기
40 단풍
41 민둥산
42 우산
44 가로등
46 가을나무
47 별빛
48 가을 연가
49 나무가 운다
50 가을 갈대에게 전하는 말
52 사리(舍利)
53 건봉사의 봄
54 덜 마른 오징어
56 호박잎과 밤손님
58 북천을 보며
59 조약돌
60 고추잠자리
62 길 하나
63 라벤더
64 커피를 마시는 이유
65 그리움
66 그리움 2
67 기다림
3부
70 달홀의 봄
72 들풀
73 봄눈
74 봄은 꽃이다
75 비
76 뽕잎 거미집
77 산사나무
78 새벽이슬
80 새벽 별
81 석간송(石間松)
82 섬
83 세상에 나만 남아
84 명태와 첫눈
86 소식
87 소주 한 잔
88 추억
90 꽃잎을 위하여
91 수련
92 마당을 쓸다
93 출근
94 합축교(合築橋)
96 화진포호에서
98 시인의 겨울
100 희망
101 푸르른 내일
102 단상_북천(北川)강에서
106 해설_사물의 촉수가 닿는 감성과의 교류_남진원(시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푸레나무
목수가 되고 싶었던 나무가 있었다
햇살 붙잡는 돋을양지*도 아닌 곳에 자리를 잡고
한때는 망치질 소리로 골짜기 내내 흔들었을
늘그막의 목수가 키웠던
푸릇한 나무 한 그루
성글고 뾰족한 잎으로 가지를 내고
차가운 계곡물 소리로 담금질하다
스스로 매몰찬 도끼날이 되어 떨어지던 날까지
그 푸르렀던 눈 섶을 기억해 내기까지
자라지 못하는 나무
아하 나는 물푸레나무였구나
서늘한 별빛을 이고 푸른 눈물을 쏟아야 하는
당신의 물푸레나무
스스로 회초리 치며 단단해지는
나는 나무였으므로
여전히 물푸레나무일 것이므로
그 가슴에 흘렀을 푸른 물소리를 듣습니다
*돋을볕이 비치는 양지(陽地).
밤꽃
한층 둥글어진 달빛에
두고 온 기억들이
해무처럼 뭍으로 몰려오는 밤
텅 비었던 거미집에 갇힌 바람 하나
금세라도 하늘로 오를 듯 위태롭다
무성한 바람들은
파도가 치듯 바다에서 온다
이토록 강바람이 잦은 것은
어딘가 향하고 있다는 것
보내지 못한 소식이 있다는 것
비가 오면
처마 밑 거미줄에 맺혀 살던
물방울 같은 기억들은
곧잘 새벽 추위를 몰고 왔다
누에고치 같은 이불을 억지로 끌어 덮지 않아도
꿈 자락 드문드문한 기억의 실밥들을 좇다 보면
밤새 풀리지 않던 매듭이 풀리듯
하얀 밤꽃들이 피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