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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553903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5-10-15
목차
머리글 2
제1부
정도를 걸으신 천사 같은 내 어머니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10
동선 늘이기 13
민화 에세이집 출간 효과 16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다 20
아버지는 술주정뱅이가 아니다 23
애완견의 빈자리 27
오월 학교를 아시나요 31
자라섬 꽃축제 다녀오다 35
정도를 걸으신 천사 같은 내 어머니 38
척야산 문화수목원 41
화천 나들이 45
횡성 호수 길을 걸으며 49
제2부
나는 걸스카우트 출신이다
가르친 보람을 느끼며 56
걷는 길에서 나를 반겨주는 것들 60
꼬마 튀김만두 63
꿈속에서 길을 헤매다 66
나는 걸스카우트 출신이다 70
내 고향 평창의 새 역사 74
들깨향 81
버리지 못하는 습관 85
서거리깍두기 89
운동화와 구두 92
직선과 곡선 97
학창시절은 추억 창고 101
제3부
이천이십 년 재생 필름
드라이브스루 104
마스크에서 절반 이상 해제 107
머리 염색을 하면서 111
봄이 오는 소리 116
새해에는 호랑이처럼 121
소월·경암 문학예술회관 두 돌을 맞다 126
손녀는 미래의 간호사 129
손자 신병 교육 수료식 133
이천이십 년 재생 필름 136
종각에 오르다 140
코로나에 쫓겨 귀국행 비행기를 탄 손자 144
할 일이 있는 자는 행운아다 148
제4부
빈 의자
가을 속에 핀 봄꽃 154
갈등 157
빈 의자 162
선택할 수 없는 인생길 166
스승의 날을 되새기며 173
이름을 찾아서 좋아하는 사람들 177
익어가는 가을 181
콧구멍 다리 184
풍물시장 지킴이 김유정과 점순이 189
학창시절 194
행사하기 좋은 날 198
횡단보도에 그려진 화살표의 의미 202
제5부
올해는 내 세상이 될 거야
돋보기로 보는 세상 208
문화의 꽃이 활짝 핀 영월 212
백담사를 찾아서 216
봄은 희망이다 220
성공한 인생 224
소중한 인연의 고리 228
여자도 배포가 커야 한다 232
오랜만에 만난 전주 235
올해는 내 세상이 될 거야 238
자연과 인간의 싸움 242
재미있는 글을 좋아한다 247
효자를 만나다 250
평론_심영희 수필가의 성취욕구와 돋보이는 실천력 256
권남희((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도 아침 일찍 걷기 운동을 하려고 집을 나섰다. 일단 공지천을 향해 걸었다. 강변을 따라 걸을까 하다가 삼천동에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 부근이 궁금해 삼천동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큰 길가 한 줄만 단독주택이 남아있고 그 뒤로는 아파트 시공사에서 담을 쌓아 예전의 정겹던 마을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자주 다니던 길 입구에도 출입 금지에 천막이 처져 있으니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 되돌아 나와 아파트를 끼고 집 쪽으로 오다가 건너편 골목이 궁금하여 그쪽으로 들어갔다. 골목에 있던 화원은 없어지고 맞은편에는 새로 지은 건물 주차장 울타리가 길과 맞닿아 있다. 참 오랜만에 이쪽 골목에 왔더니 이곳 역시 많이 변했다.
전부터 있던 집에는 인기척은 없어도 여전히 꽃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맨드라미가 대세다. 또 다알리아꽃과 칸나도 야산 언덕바지에 자리하고 잘 자라고 있다. 바로 어제 풀을 뽑아준 듯 꽃 사이로 잡초 대신 싱그러운 흙이 보인다. 길옆에는 고구마 한 두둑이 심겨있는데 몇 포기 안 되는 고구마에 꽃이 피어있어 사진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들이대자 마당 가에 매여있던 개가 짖기 시작한다. 개 한 마리가 이 골목 파수꾼 노릇을 하는구나.
그래도 고구마꽃을 찍었다. 고구마꽃도 보기 드문 꽃이라 하지 않았던가, 사진을 찍어 가지고 나오는데 그 옆에는 꽃집이 이사 가며 아직 가지고 가지 않은 사각 연못에 연꽃이 피어있다. 연꽃도 카메라에 담았다. 제철을 맞은 연꽃은 좁은 연못 속에서도 꽃을 아름답게 피웠고 물 위에는 수생식물도 자라고 있어 제법 연못 흉내를 내고 있다.
집으로 오면서 눈에 들어오는 꽃 몇 가지를 더 찍었다. 우리 동네 교회 앞을 지나오는데 교회 뜰 배롱나무에 꽃이 활짝 피어 내 눈을 유혹한다. 그 옆에 있는 연립주택 마당으로 들어섰다. 옆집 꽃이 담을 타고 자기를 자랑하는 백도라지 꽃과 남색 도라지꽃도 만났고 노란 호박꽃도 만났다. 흔히 사람들은 늙은 여자를 비유하여 ‘호박꽃’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말이 유행했을까, 이른 아침 밝게 웃는 호박꽃은 청순하고 예쁘다. 위쪽에는 아기 주먹만 한 호박도 매달려 있다. 연립주택 꽃밭을 둘러보니 누가 열심히 가꾸어 놓았는지 여러 가지 꽃이 피어 오래된 주택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홀로 핀 나리꽃은 위로 실하게 자라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아예 옆으로 비스듬히 누어 버렸고, 여러 포기가 무리 지어 피어있는 꽃은 탐스러웠다. 혼자 똑바로 서기는 힘들었지만 여러 포기가 자란 꽃은 서로서로 지탱해 주고 보듬으며 힘을 내어 쓰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버티며 모든 일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꽃잎이 뒤로 뒤집히는 습성이 있는 백합과 식물에 속하는 나리꽃도 뒤로 뒤집어진 주황색 꽃잎과 수술이 매력적이다.
연립주택 화단에는 백일홍도 한 무리 피어있고 그 뒤에는 천사의 나팔도 보인다. 머지않아 평창에서 열리는 ‘백일홍 축제’ 때 손자와 구경 가기로 약속했으니 그 약속도 꼭 지키리라. 피마자꽃은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화훼용으로 키우는 작물이 아니라 좀처럼 보기 어려운데 미색 웃음을 띤 꽃도 함께 만났다. 꽃잎 모양이며 수술, 꽃봉오리까지 무궁화꽃과 유사한 부용화는 꽃 크기와 화려함을 자랑하며 경쟁하듯 피어있다.
그중에 노란 국화와 접시꽃은 고향집 마당에 터줏대감처럼 피어있던 꽃이고 어머니께서 아주 좋아하시던 꽃이다. 노란 꽃송이만 봐도 어머니 얼굴이 떠오르고 고향집 꽃밭과 정원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던 착하디착한 우리 어머니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꽃과 함께 살고 계시리라.
나는 꽃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닮아 꽃식물을 아주 좋아한다. 어린 시절 우리 화단에 어머니께서 많이 가꾸시던 꽃들을 보면 더욱 반갑고 자꾸 눈물이 흐른다. 나이가 들었어도 어머니가 보고 싶고 고향집이 그리운 것이다.
기분이 상쾌하다. 아침 운동을 해서 기분이 좋고, 꽃구경을 많이 해서 더욱 기분이 좋다. 나는 이렇게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2024년 《춘천문학》 36집에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