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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7007758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5-12-11
책 소개
목차
prologue
1. 바이바이 배드맨
2. 두근거려
3. 선배님 VS 후배님
4. 남매는 아니잖아
5. 그게 뭐라고
6. 왜 너만 몰라
7. 사실은
8. 좋아서 그래
9. 나쁜 여자
10. 거짓말쟁이의 본심
11. IF
12. 오만과 편견
13. I'm fine
14. 구두
15. 겁쟁이
16. 아주 사적인 고백
17. 꿈만 같아
18. 왜 그대는 로미오인가요
19. 오 나의 여신님
20. 산 너머 산
21. 여섯 살 차이
22. 안아 줘
23. 스물여섯, 서른둘
epilogue - 최태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밤하늘은 맑고 달은 밝은 기분 좋은 밤이었다. 애인이랑 걸었으면 딱 좋을 분위기였지만 태주 동생 태희도 나쁘진 않았다. 아마 집에 도착해 잠이 들 때까지도 행복했을 거다. 집 앞에 잠복해 있던 권이한만 아니었더라면.
권이한을 먼저 발견한 것은 태희였다. 공해에 볼 수 없었던 별 구경에 정신이 팔려 있는 나를 태희가 붙잡았다.
“잠깐만요.”
분명 태희는 심각했을 텐데, 나는 내 손목을 다 감싸고도 남는 태희의 손 크기에 감탄하고 있었더랬다.
“저거 그 사람 아녜요?”
나는 불안한 시선으로 태희의 눈을 따라갔다. 그 끝엔 내 구남친이자 예비 신랑이었던 찌질이 권이한이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 기다렸던 건지 발밑엔 담배꽁초가 수두룩했다. 성실한 또라이가 이렇게 무서웠다. 처맞아도 말을 못 알아들으니.
나는 태희의 손에서 힐을 받아 들었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셔츠는 나중에 내가 갖다 줄게.”
“어쩌려구요.”
“뺨으로는 성이 안 찼나 보지. 이참에 그냥 고자…….”
순간 권이한이 내 쪽을 쳐다봤다. 얼굴이 마주치려던 순간, 태희가 불현듯 날 끌어안았다. 놀란 나머지 나는 쥐고 있던 힐을 떨어뜨렸다.
“괜히 엮이지 말고 피해 가요. 아무리 그래도 여자는 남자 못 이겨.”
눈앞에 하얀 티셔츠가 가득 찼다. 기분 좋은 냄새. 심장 소리가 엄청 크게 느껴졌는데 그게 태희의 것인지 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의심스러운 듯 다가오던 권이한의 발소리가 점차 멀어졌다. 하지만 태희는 여전히 날 안은 채였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고민이 될 무렵, 타이밍 좋게 벨이 울렸다. 여전히 주변을 맴돌고 있는 권이한의 핸드폰 소리였다.
“내가 산부인과까지 같이 가 줘야 해?”
권이한은 혼자서 고래고래 고함을 치더니만, 곧 차를 타고 자리를 떴다. 나는 태희를 조심스레 밀어냈다. 태희는 기다렸다는 듯 팔을 풀고 물러났다.
“미안해요. 놀랐죠?”
물끄러미 쳐다보는 내게 태희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렇다고 저 풀숲에 숨을 순 없잖아요. 벌레 봐. 저기 벌레.”
중얼중얼 덧붙이는 귀 끝이 붉었다.
“미안하면 아이스크림이나 사든지.”
나는 괜스레 퉁명스런 소릴 내며 돌아섰다. 바닥에 떨어진 힐을 주워 든 태희가 내 뒤를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왔다.
“근데, 향수 뭐 써요? 냄새 되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