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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70350088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18-1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봄
2부。 여름
3부。 가을
4부。 겨울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돌돌 베이컨롤 |
맛있는 베이컨을 야무지게 돌돌 말은 이 빵을 보면
추운 겨울, 어린 시절의 이불 전쟁이 생각난다.
잠결에 추워서 이불을 끌어당기려고 하면,
동생은 늘 이불을 돌돌 만 채 잠들어버린 후였다.
잠에 푹 빠진 동생을 차마 깨울 수 없어서
제대로 이불을 덮어본 적이 없었다.
늘 삐져나온 부분으로 대충 덮고 잠을 청하던 그때의 나는
지금도 무언가를 야무지게 쟁취하지 못하는
예전 그대로인 것만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세상에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지금 온전히 내 손에 있는 이 베이컨롤처럼.
짭짤하고 따끈한 베이컨롤에 뜨거운 커피 한 잔.
오늘은 그 시절의 한이라도 풀 듯
큼지막한 베이컨롤을 크게 한입 베어 물어본다.
이제는 조금씩 원하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 중이라는 마음으로.
..... 「돌돌 베이컨롤 _ 원하는 것을 조금씩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 중에서
| 엄마의 단팥 도넛 |
고되지만 보람된 등산
아삭아삭 달콤한 단감
추운 겨울 은행 볶아 먹기
그리고 설탕이 듬뿍 뿌려진
달달한 팥소 가득한 단팥 도넛
엄마의 취향
-
내 취향을 강요하는 대신
누군가의 취향을 먼저 묻고 배려하면
왠지 흐뭇한 기분이 든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귀담아들으며
상대를 존중하고 있는 내가
굉장히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에게는 늘 습관적으로 물었던 것 같다.
엄마의 대답은 언제나 ‘아무것이나.’
그럴 때마다 나는 괜스레 씁쓸해졌다.
“엄마는 뭐 먹을 거야?”
“난 그거 먹을 거야. 단팥 들어간 거.”
“단팥빵?”
“아니, 설탕 묻어 있는 달달한 거.”
가끔 엄마가 확실하게
‘난 이게 좋아.’라고 대답할 때가 있는데
그 순간 내 마음은 확 편해진다.
엄마의 확고한 취향이 싫지 않고 반가운 건,
내가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원하는 것을 어떻게든 채워주고 싶은 건,
만족하는 웃음이 보고 싶은 건,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라 그런 거겠지.
..... 「엄마의 단팥 도넛 _ 엄마의 취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