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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7040172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03-16
책 소개
목차
인간의 세계
지상의 세계
천상의 세계
다시 지상의 세계
저자소개
책속에서
신 대리가 짧고 낮은 신음을 토하는 사이, 차들이 연쇄적으로 마구 들이받았다. 신 대리의 차는 앞차를 그대로 세게 때리며 뒤집혔고, 신 대리 뒤의 SUV 차량이 뒤집힌 신 대리 차를 받아 바로 세워 놓고 길옆으로 튕겨 나갔다. 그 뒤로 차 한 대가 또 달려들어 신 대리의 차를 들이받았다. 그 뒤로 또 다른 차가 뒤차를 들이받았다. 그 뒤로 몇 대의 차들이 연속적으로 추돌했다. 신 대리는 ‘죽는구나!’라고 느꼈다.
“안 돼! 아버지! 아버지! 엄마!”
신 대리는 외마디소리를 연신 내지르며 부모님을 불렀다. 곧바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며 의식을 잃었다.
신 대리의 20여 미터 뒤에서 다시 한번 번개의 섬광이 ‘빠지직!’ 하며 사고로 뒤엉켜 있는 차들을 후려쳤다. 이어 ‘우르릉 쿵쾅!’ 하며 천둥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어제 있었던 일련의 불가사의한 일들은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그것은 너무 이상하고 엄청나서 스스로 어떻게 해보고 알아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차라리 잊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었다. 또다시 어떤 순간이 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볼 문제였다. 거실에서 어머니의 웃음소리와 아버지의 낮은 목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내일은 영희를 만나는 날이다.
태수의 가슴에 의혹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쳤다. 가로수에 기대섰다. 가슴에서 어떤 덩어리가 치밀어 올라와 머릿속에서 멈춰 선 듯했다.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고 어지러워 가로수에 기댄 몸에 힘을 더 주었다.
태수는 이것이 분노인지, 좌절인지 알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황당하고 해괴망측하고 더러운 기분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