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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쌍골죽

지리산 쌍골죽

신익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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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쌍골죽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지리산 쌍골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2241698
· 쪽수 : 414쪽
· 출판일 : 2024-07-03

책 소개

단편소설 7편과 중편소설 1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다양한 분야의 풍부한 지식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서술하여, 독자는 우리나라 근대사 속의 여러 인생을 생생하게 접해볼 수 있다.

목차

작가의 말

단편 소설
- 밤마실
- 아신티아의 바람
- 검정 가방
- 생과 사
- 전장 너머 시절인연
- 부활의 블랙박스
- 갓끈을 풀며

중편 소설
- 지리산 쌍골죽

저자소개

신익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고/서울대 조경학과 졸업 전 호남대 조경학과 교수(농학박사/조경기술사) 한국소설가협회/한국작가교수회 회원 제5회 한국현대문화포럼 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 제2회 상록문학상 수필 가작 옥조근정훈장 수훈 장편소설집 『몰래골 통일바치』 산문집(일기) 『ROTC 7080 병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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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되똑한 콧대를 세우고 날씬한 허구리를 거들거리며 샤랄라 우쭐대던 처녀 시절의 인생 1막 연극도 부화한 채 삼종지도(三從之道)를 강조하던 산골고라리 부친의 지엄한 따끔령에 의해 그 막이 단칼에 내려졌다. 조신하게 굴며 태깔 나는 처녀 노릇을 본격적으로 해 보기도 전인 열여덟 살에 친정인 전남 담양 땅 한재골에서 경남 함양 땅 삼봉산 아래 등구골 깡촌인 허실마을로 시집왔다. 파평 윤씨 집성촌인 이 마을 촌구석에서 닫아걸 대문도 변변찮은 가난에 허덕이며 호락질로 3대째 살아가고 있는 양반 퇴물 윤원식의 맏아들 시우가 남편이었다. 가난도 비단 가난이라 반치기 시댁 남정네들은 비루한 주제꼴에도 남 앞에서는 가즈럽게 산소리하며 체통을 지키는 편이었다. 이 점이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혜숙의 시집살이를 무장 대근하게 했다.
신랑의 기골은 미쭉하고 장대해 한재골에서 치른 혼례 때 초행 손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돈바른 성격에 더해 강팔지고 젊은 혈기를 잘 누르지 못해 욱기를 보이는 성품이었으므로 새색시는 조비비듯 마음이 조마조마하며 신혼 생활을 이어 갔다. 대체로 헌헌장부 급에 속하는 열아홉 살의 시우는 상투를 튼 후 마고자에 두루마기를 걸치고, 산골 여인치고는 보기 드문 절색의 색시를 얻어 세상을 얻은 것처럼 좋아했다. 그러나 초례하고 한살된 지 6개월도 못 돼 군대 영장이 나와 멀리 강원도 철책선 근처 전방 부대로 입대해 버렸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단꿈을 맛볼 겨를도 없이 시우와 생이별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그저 마당 너머 동산 청송과 재 너머 마루금 위의 흰 구름이나 벗삼으며 적막강산에 잠겨 지냈다. 살아생이별은 생초목에 불붙는다더니, 밀월에 도취된 갓 결혼한 남녀의 생이별은 차마 못 할 일이었다.

단편소설 <밤마실>


가파른 언덕길을 헐금씨금 휘돌아 오르자 고로롱팔십의 고삭부리로 살다 이태 전 세상 뜬 점례 할배의 무덤이 사성(莎城) 뒤 주위를 에워싼 도래솔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났다. 한창 초목 빛깔이 변해 가는 초하의 숲으로 둘러싸인 둥그러미 무덤가에 야생화가 이들이들 즐비했다. 노란색 망종화ㆍ금계국, 보라색 할미꽃ㆍ제비꽃과 함께, 망자의 자식 사랑이 깃들었다는 타래난초꽃이 실타래처럼 도르르 꼬여 마디마디 분홍 꽃을 매달았다. 백화 난발한 꽃들의 노래, 꽃들래가 산드러운 골바람 오케스트라에 맞춘 합창곡이 되어 바람에 날려 만연한 꽃 보라로 덮인 계곡을 타고 은은히 울려 퍼졌다.
꽃멀미에 취한 밋골 처녀 여래는 나슬나슬한 풀덤불 서리에 파묻힌 돌등에 평자리하고 걸터앉아 지정거리며 숨을 돌렸다. 정강이 건너편 볕바른 소나무 그루터기 가장자리에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만사무심한 듯 날개를 접고 꼼짝없이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민출하게 뻗은 키 큰 굴참나무 이파리를 뚫고 내려오는 햇볕 냄새가 상큼하게 코끝에 와닿아 맴돌았다. 무섭기도, 자상하기도 하던 생전 할배 모습을 떠올리며, 망연히 망종화꽃 한 송이를 꺾어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길섶의 생기 돋은 도담한 패랭이꽃이 햇발에 숨을 죽인 채 동그마니 솟아 그미를 반겼다. 골짜기 뻐꾸기 울음소리의 옹골진 장단에 몸을 추스르며 고개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만물이 하품하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처처히 짙어가는 녹음 속 개울물의 맑진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이 산 저 산 섬연한 금낭화가 철찾아 흐드러져 여름 향기를 뿜어내니 풍만 가슴 뽐내는 꽃띠 처녀의 콧등에 진주알이 맺혔다. 이 골에서 쉬고 있지만, 저 골에서 손짓하며 발걸음을 유혹했다.

중편소설 <지리산 쌍골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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