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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마리 몰, 돌봄의 논리

아네마리 몰, 돌봄의 논리

서보경 (지은이)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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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마리 몰, 돌봄의 논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네마리 몰, 돌봄의 논리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 ISBN : 979117307600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1-17

책 소개

돌봄은 의료 산업을 떠받치는 허드렛일의 총칭이 아니다. 아픈 몸을 보살피는 일을 이끄는 큰 힘이다. 어떻게 하면 돌봄의 힘을 더욱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금과 다른 종류의 의료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까?

목차

의료 실천에서 돌봄을 논리로 구축하기

01 환자
02 질병
03 다양화
04 의료
05 환자-소비자
06 환자-시민
07 의료하기
08 의료의 선
09 선의 실패
10 실행의 공동성

저자소개

서보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류학자. 대전에서 태어나 속리산 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도서관이 매우 훌륭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 캔버라, 치앙마이,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일했으며, 현재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 다닌다. 이주여성의 출산과 출생 등록 경험에 관한 연구로 미국의료인류학회에서 수여하는 루돌프피르호상을, 포퓰리즘과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돌봄의 미시정치에 대한 논문으로 미국문화인류학회의 컬처럴호라이즌스상을 받았다. 현장에서 함께하며 기록한 한국의 HIV/AIDS 이야기 『휘말린 날들』(2023)로 제65회 한국출판문화상 학술 부문, 2024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 대상, 제18회 무지개인권상 콘텐츠 부문을 수상했고 2024 국제앰네스티 추천 인권도서,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되었다. 감염병의 이동성에 대한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명과 정치 사이의 관계를 인류학의 기반 위에서 새롭게 해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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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번역이 매개하는 의미망에서 의료와 돌봄은 모두 케어에 대응하는 말이 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둘의 지위는 너무나 다르다. 특히 병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의료를 하는 사람의 지위는 너무 높고 돌봄을 하는 사람의 지위는 너무 낮다. 무수히 많은 의료 행위 중에서도 기술적 숙련도가 아주 높아야 하거나 높은 지식 수준을 필요로 한다고 여겨지는 노동일수록 더 높은 임금을 받고, 환자의 몸에 직접 닿는 일, 돌봄에 가까운 일로 여겨지는 노동일수록 가치는 낮게 평가된다.… 병원에서 의료와 돌봄의 위계는 환자들의 태도에서 다시 한번 굳어진다. 한국의 병원에서 현장 연구를 하다 보면 의사 '선생님'은 '병을 고쳐 주는' 사람으로 존중하면서 간호사의 권위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간호조무사와 간병인은 '남의 엉덩이의 똥이나 닦아 주는' 사람이라고 부르면서 하대하는 경우를 마주치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모욕이 질병보다 더 고통스럽다. 더 높은 사람과 더 낮은 사람으로 서로의 가치를 날카롭게 나눌 때, 병원은 험악한 공간이 된다.
엉덩이에 붙은 똥을 스스로 닦을 수 없는 환자를 보살펴 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어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병원도 별 도리가 없다. 스스로 자기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의 필요, 다치고 쇠약해진 이들의 필요에 응답하지 않을 때, 몸을 고치는 기술로서 의료는 반드시 실패하기 때문이다. 엉덩이에 붙은 똥은 피부를 짓무르게 하고, 병원균에 노출시키고, 감염을 일으켜 열이 나게 하고, 살을 썩게 하고, 결국 쉽게 아물기 어려운 상처를 만든다. 그 어떤 항생제도, 최고의 수술 기술도 엉덩이에 붙은 똥을 제대로 닦지 않고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의료와 돌봄을 서로 다른 것으로 여길 때, 우열의 지위를 부여할 때, 그래서 지위의 차이가 착취와 하대와 모욕으로 이어질 때, 의료와 돌봄의 '상식적' 구별은 거대한 문제가 된다. 아무도 돌보지 않을 때, 그 어떤 고도의 기술적 발달도 그 쓸모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_ “의료 실천에서 돌봄을 논리로 구축하기” 중에서


병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한 시공간에 있는 몸에서 실행된다.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다룰지에 따라 질병의 각기 다른 속성이 생겨난다. 이는 진단 방식이나 치료 방식의 발전이 단순히 이전에 알지 못한 몸의 신비를 밝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의학 기술이 도입되면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몸의 존재 양식이 등장한다. 의료라는 기술적 체계는 몸의 존재 양식을 필연적으로 다양화함으로써 변화시킨다.
이 관점을 확장하면 환자는 질병에 걸린 사람, 질병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질병과 함께 살아가며 질병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진단과 치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 즉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환자와 가깝게 살아가는 가족 역시 질병과 함께 살아가며 질병을 실행한다. 각각이 질병을 실행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의료라는 장에서 부분적으로 연결되고 해석과 조정의 과정을 거친다. 병원은 질병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 곳이자, 그 차이들을 해석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집적하는 곳이다. 의료는 질병과 함께 살아가며 질병의 형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여러 방식을 생성하고 실천하는 장이다.
_ “04 의료” 중에서


돌봄 논리는 선택 논리가 상정하는 환자-소비자 모델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의료의 작동을 설명한다. 무엇보다 의료인이 질병에 대한 표준적 지식을 전달하면 환자가 그것을 이해하고 행동에 옮긴다는 식의 선형 모델을 설정하지 않는다. 아픈 사람들의 몸은 모두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떤 개입이 필요한지는 환자의 사정에 맞추어 이리저리 맞추어 보아야 알 수 있다. 선택 논리에서 의료는 각각의 단위로 나뉘고 쪼개질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돌봄 논리에서 의료는 언제나 과정이다. 치료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일이 되기도 한다. 몰이 주요 사례로 다루는 당뇨병은 완치의 시간성을 따르지 않으며, 환자는 당뇨병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끊임없이 계속해서 해내야 한다.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같은 일을 매번 다시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기서 생겨나는 상호 작용은 거래, 즉 재화와 대가를 서로 주고받으면 끝나는 형식을 취할 수가 없다. 환자와 의료진, 가족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실천에 참여해야만 한다. 인터넷 쇼핑처럼 클릭하면 거래가 체결되는 것이 아니다. 혈당 조절의 결과가 어떤지에 따라 다른 방식의 접근을 다시 새롭게 시도해 보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 조절은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이기도 하다. 돌봄 논리에서 치료는 이 무수한 실패 속에서도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 자책하게 하기보다는 실패를 용서하며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_ “05 환자-소비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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