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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천희란 (지은이)
김영사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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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332647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6-05-27

책 소개

소설가 천희란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11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에세이다. 단 한 번도 반려동물과 살아본 적 없는 초보 보호자가 첫 반려묘로 열다섯 살의 노령묘 세 마리를 맞이하며 겪은 치열하고도 다정한 모험을 담았다.
사람 나이로 팔십,
세 고양이의 가족이 되기로 했다


“아직 경험한 적 없는 세계를 향해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을까.
고양이가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나는 그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5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며 단단한 입지를 다져온 소설가 천희란의 첫 번째 에세이. 단 한 번도 반려동물과 살아본 적 없는 초보 보호자가 첫 반려묘로 열다섯 살의 노령묘 세 마리를 맞이하며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2024년 겨울부터 두 달간 발행한 메일링 서비스 ‘고양이는 떠나지 않아’의 연재 원고를 다듬고, 새로운 장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아픈 고양이를 돌보며 마주한 현실적인 어려움, 이별 뒤에 남은 후회와 상처를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텅 빈 마음의 자리를 또 다른 고양이들에게 내어주기까지의 궤적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써 내려갔다.

상실 이후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유일한 사랑을 통해 본 유일한 사랑의 장면들


천희란 작가가 세 고양이 ‘루아꼼(루이, 아라, 꼼)’의 가족이 되기로 결심했을 때, 아이들의 나이는 이미 열다섯이었다. 집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5년 안팎임을 감안하면 초고령묘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적도 없었다. 루아꼼을 만나기 전까지 고양이와 강아지를 무서워했고, 오랜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스스로를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벅찼기에 감히 누군가를 책임지는 삶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손을 내밀었다. 소멸이 예정된 세계를 선택하기로, 끝내 사랑하기로 결심하면서.
고양이 나이 열다섯은 사람 나이로 팔십대에 해당한다. 노령의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은 삶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었다. 온 집 안에 모래가 굴러다니고, 방광 근육이 약해진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소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기력이 급격히 쇠해진 아이들을 위해 환묘 커뮤니티를 뒤져가며 대체식을 찾고, 피하 수액을 맞추고, 직접 캡슐링한 약을 먹이고, 수의학 논문을 찾아 읽었다. 달에 구매하는 보조제값만 수십만 원이었다. 침대 프레임의 다리를 톱으로 썰어버리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고양이의 젊음과 활기보다 노화와 질병, 그리고 죽음을 먼저 추억으로 갖게 된 보호자”라 부를 만큼 치열한 시간이었다.
예상하고 각오했던 일이었음에도 이별은 너무나 이르게 찾아왔다. 급성 폐수종으로 꼼이 떠나고, 기나긴 투병을 버텨준 아라에 이어, 끝까지 곁을 지키던 루이마저 떠났을 때 세계가 붕괴하는 듯한 고통과 마주해야 했다. “만약 아이들을 조금 더 일찍 집으로 데려왔더라면” 하는 짙은 후회가 짓눌렀다. 처음부터 예고된 세계의 소멸이었다. 그러나 소멸이 예정된 세계를 선택하고, 끝내 사랑하기로 결심한 마음은 오히려 작가를 일으켜 세웠다.

고양이가 떠난 자리,
다시 안녕을 말할 용기


나와 다른 종을 사랑하는 경험은, 내가 안다고 믿었던 존재들에 대한 몰이해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했다. 고양이는 작가에게 “누군가를 온전히 믿을 용기”를 가르쳐주었고, 매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상실의 상처를 온전히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여전히 떠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주저앉아 슬퍼하기보다 다시 일어서는 쪽을 택했다. “이미 지나온 길에 사로잡히지 않고 아직 경험한 적 없는 세계를 향해 두려움 없이 나아가기”로, 루아꼼이 넓혀놓고 간 마음의 커다란 공동을 가족이 필요한 어린 두 고양이 ‘테오’와 ‘디오’에게 기꺼이 내어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상실에 압도당해 미래를 잃어버리는 사랑이 아닌, 사랑을 다시 창조할 힘을 주는 사랑”, 그것이 고양이가 가르쳐준 사랑이었다.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는 고양이와의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 어떻게 사랑을 재정의하고 삶을 구원하는지, 그 벅찬 축복을 나누고자 하는 기록이다. 이 책이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이들에게 다정한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그 위로가 또 다른 ‘아직 오지 않은 고양이’를 기다릴 단단한 용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목차

추천의 글
간단한 가족 소개

성급한 에필로그
불가능한 희생
서로의 말을 배울 수 있다면
고양이는 떠나지 않아
좋은 수의사를 만나는 법
고양이는 쓸모가 없다
수의사가 되고 싶어
루이에게
내가 너의 엄마가 되어도 괜찮을까
산소방을 대여하지 마
가장 보편의 고양이
고양이는 내 정신상태에 관심이 없다
다시 사랑하기의 윤리
자랑하고 싶어서 쓰는 우리의 하루

아직 오지 않은 고양이

저자소개

천희란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영의 기원》 《우리에게 다시 사랑이》, 경장편소설 《자동 피아노》 《K의 장례》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그럼에도 나는 우리의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아니, 내가 초대된 용감하고 멋진 고양이들의 모험에 다른 누군가를 초대하고 싶다. 아니다. 지금 고양이와 함께 혹은 따로 삶을 여행하고 있는 누군가의 모험에 우연히 초대되고 싶다. 모험은 그렇게 연결되는 것이니까. 서로 다른 모험의 교차로에서 ‘우리’라는 단어의 의미도 다시 정의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비로소 비인간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연약함과 어리석음에 대해 말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역시 부족하지 않은 사랑이라고 서로를 다독일 수 있을 테니까.
_<성급한 에필로그>


한없이 부족한 내 사랑도 이토록 깊고 거대해서 누구도 우리가 나눈 사랑과 우정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듯, 나 역시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내 유일한 사랑을 통해 또 다른 유일한 사랑의 장면들을 본다. 그리고 고양이와의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 어떻게 사랑을 재정의하고 인간을 구원하는지 알게 된 지금, 이 벅찬 축복이 오직 나만의 것은 아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야 만다.
_<불가능한 희생>


인간과 고양이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도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 패턴 같은 비언어적 소통 방식을 학습해야 한다. 인간과 고양이가 서로의 언어를 끝내 전부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극복할 수 없는 비극이지만, 동시에 이 불가능의 숙명은 사랑과 연대의 새로운 정의를 배울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전혀 다른 언어와 삶의 양식을 가진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수 있는 사랑이 있고, 또한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용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_<서로의 말을 배울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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