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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몸 어디에 눈물이 그리 흔한지

그 작은 몸 어디에 눈물이 그리 흔한지

김종광 (지은이)
걷는사람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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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몸 어디에 눈물이 그리 흔한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 작은 몸 어디에 눈물이 그리 흔한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5010611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6-04-20

책 소개

농촌의 삶을 꾸준히 써 내려온 김종광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그 작은 몸 어디에 눈물이 그리 흔한지』가 걷는사람 소설 24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산 사람은 살지』가 홀로 남은 어머니 이기분의 일기를 바탕으로 70대 여성의 생동하는 삶을 그렸다면, 이번 신간은 그의 남편이자 작가의 아버지인 김동창의 생애를 전면에 내세운다.

목차

작가의 말

큰애의 꿈속으로 | 운명을 예고하는 시조 | 중학교 입학 | 4에이치 | 23일 만에 돌아오다 | 족보 | 이문구 | 술을 배우다 | 형님들 | 괴력난신 | 빛나는 졸업장 | 노가다 사환 | 청년부 간사 | 청춘 | 재건청년 | 선거 | 진짜 재건운동 | 잡기장에 쓴 글 1 | 서울에서 | 기분이와 작은누나 | 잡기장에 쓴 글 2 | 막장으로 | 혼인 | 방위병 | 새마을운동 | 네 번의 초상 | 오서댁 | 아내의 일기 | 책상 | 반장일지 1 | 책을 사다 | 반장일지 2 | 생일 밥상 | 노력이라면 남한테 뒤지지 않건만 | 장모님·작은누나 떠나다 | 빨간 책 | 돈 버는 아내 | 데모를 했었나? | 부끄러운 눈물 | 석탄 합리화 | 아버지 전 상서 | 우루과이 라운드 | 아내의 취직 | 대학생 둔 어버이 | 토박이 조카들 | 농민대회 | 군대에서 걸려 온 전화 | 노래방 기계 | 연세대 사태와 무장공비 | 혼자만의 소풍 | 큰애의 낙향 | 없는 삶과 있는 삶 | 아내의 퇴직 | 큰애의 결혼 | 소설을 쓰다 | 풍악 소리 | 두충나무 | 작은애 공무원이 되다 | 노인회장 | 딸의 결혼 | 딸애가 쓴 글 | 독수공방 | 아내의 수다 | 아내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 | 해외여행 | 세금 | 손자 자랑 | 동네 한 바퀴 | 넷째 형수 떠나다 | 소들아, 잘 가라 | 정리 | 떠나던 날 | 먼저 간 당신

해설
아버지의 입, 아버지의 욕망
임지훈(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김종광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8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었다.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성공한 사람』 『안녕의 발견』, 청소년소설 『처음 연애』 『착한 대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똥개 행진곡』 『왕자 이우』 『별의별』 『조선통신사』 『산 사람은 살지』, 『소설가 소판돈의 낙서견문록』, 산문집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 『웃어라, 내 얼굴』, 기타 『광장 시장 이야기』 『따져 읽는 호랑이 이야기』 『조선 청소년 이야기』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2001), 제비꽃서민소설상(2008), 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2019), 류주현문학상(2019), 무등문학상(2025)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이게 다 아버지 탓이에요. 제 소설의 절반이 아버지, 어머니 얘기 쓴 거잖아요. 제가 아버지 삶에 주눅이 들어서, 아버지 얘기만 쓰면 제 주특기가 발휘 안 되었다고요. 제 주특기가 해학인데 아버지 얘기만 쓰면 해학이 안 되고 막 이상하게 진지해졌어요. 강희맹의 『훈자오설』 비슷하게 됐다고요. 아버지를 무슨 성인처럼, 참된 농사꾼처럼 그리다 보니, 독자가 원하는 흥미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얘기를 써 달라고 했냐? 언제 나를 미화해 달라고 했냐? 솔직히 내 얘기 쓰는 거 싫었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아는 척 함부로 썼어. 어이가 없었지만 아들놈이 먹고살아 보겠다고 아비를 팔아먹는 걸 어쩌겠느냐. 꾹 참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그래, 내가 흥미 없는 인간이었지. 내가 대체 흥미 있을 수 있는 인생이었냐? 나도 너처럼 부모 잘 만났으면 농담 따먹기나 하면서 풍류 즐기며 살았겠지.
아버지 죄송해요.
그놈의 죄송하다는 소리 작작 해라. 원고 줘 봐라. 내가 읽어 봐야겠다.
흥미 없을 텐데요.
흥미 있게 바꾸면 되지. 아버지가 인공 지능이다, 간주해. 내가 읽으면서 흥미 있게 고쳐 주마.
정말요, 아버지?
그래, 살아서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었는데, 하물며 죽어서야 못 할 게 뭐냐.


말 잘했다. 그러니까 너는 농사를 책으로 배운 거다. 몸으로 배운 게 아니라. 내로남불 아니냐? 너는 신문과 책으로 세상을 공부한 자들이 실제 삶을 모른다고 무시하고 비난해 왔다. 넌 뭐가 특별나서 신문, 책 조금 봤다고 농사를 알고 농민을 안다고 자신하는 게냐?
조금 본 게 아니라니까요!
됐고, 정직해 봐라. 네가 진정 농사를 알아? 농촌을 알아? 사랑하는 것과 아는 건 다르다. 넌 농촌을 사랑하는지는 몰라도 알지는 못해.


“제가 어제 하루 일한 거 매형이 받아서 조카들 과자나 사 주슈. 지는 고향으로 돌아갈래유.”
큰매형이 혀를 찼다. “뭐여, 달랑 하루 일하고? 며칠만 더 일해 봐. 공장 일이 농사일 광산 일보다 훨씬 낫다는 걸 알게 될 겨. 내가 시골서 농사지을 때는 길이 안 보였다. 뭘 해도 도시는 길이 보여.”
“길이 보이고 안 보이고 간에, 답답해서 못 있겄슈. 저는유, 들판이 안 보이면 못 살어유. 저는 시골 천성인가 봐유.”
“대책 없는 놈 보소. 스물다섯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었냐? 남들은 다 도시로 기어 올라오는 판에 뭔 시골 타령여.”
무엇이 문제일까? 왜 남들 다 좋다는 서울에 정이 안 가는 것일까. 고향 땅에 부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치만 형제가 있다. 형이 넷이나 있고 작은누나도 가까이 있다. 아버지 같은 도십장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 기분이도 있다. 기분이? 걔는 왜 그리운 거지?
그때가 서울에서 살아 볼 것을 건성으로나마 갈팡질팡해 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로 창은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 볼 탐심을 품어 본 적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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