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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7610105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6-08-25
책 소개
목차
모자 장수와 나
1월 16일생
결계의 방
벌레 대왕
나를 부르는 소리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매혹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기차가 덜컹거리자 남자는 휘청거리며 옆에 있는 의자를 짚었다. 그의 처진 두 눈이 졸고 있는 할아버지 머리에 향한다 싶더니, 순식간에 갓을 벗겨냈다. 예의범절 따윈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모습에 아리는 숨을 삼켰다. 도둑일까? 남자는 느긋하게 제 모자를 벗고 그 갓을 썼다. 창문에 그 모습을 비추며 입술을 끌어 올렸다가 끌어 내렸다가 하더니 이내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더니 긴 팔을 뒤로해 궤짝 안에 중절모를 집어넣었다. 참으로 이상했다. 그 누구도 남자의 행동을 보지 못한 듯했다. 아리만 빼고. _「모자 장수와 나」에서
다가갈수록 드리워진 푸른 불빛이 점점 위로 번졌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뚝뚝. 나뭇가지 위에서 피가 빗방울처럼 떨어져 웅덩이를 이루었다. 스산한 바람이 불자 가지에 달린 둥그런 무언가가 대롱대롱 흔들렸다. 일렁이는 빛들에 창백한 얼굴들이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홉뜬 눈들과 찌푸린 얼굴, 뒤틀린 입술 새로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르는 사람의 머리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렸다. _「모자 장수와 나」에서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전등으로 근처 바닥을 비추며 무언가를 찾았다. 얼마를 맴돌았을까, 켜켜이 쌓인 낙엽 사이로 푸른 방수포 끄트머리가 보였다. 그것을 걷어내자 위에 깔렸던 낙엽이 우수수 흩어지고 그 밑으로 깊게 판 구덩이가 나왔다. 그 속엔 이미 다른 여행 가방이 있었다. 남자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그 위에 자기가 가지고 온 가방을 던져 넣었다.
위이잉, 잠겨 있던 날벌레들이 날아올랐다. _「1월 16일생」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