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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로맨스

비욘드 로맨스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M. C. 딜런 (지은이), 도승연 (옮긴이)
Mid(엠아이디)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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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로맨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비욘드 로맨스 (사랑에 대한 철학의 대답)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85104591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16-01-19

책 소개

메를로 퐁티 철학의 대가 M.C. 딜런 교수의 육체적 사랑과 몸에 대한 아주 솔직한 철학적 대답. 저자는 기존의 이상적 모델이었던 낭만적 사랑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낭만적 사랑이 가진 이러한 폐쇄성을 뛰어넘기 위해 상대방의 신체와 그 변동에 주목한다.

목차

차례
서문
감사의 글
역자 서문

Chapter 01 사랑의 이름들
Chapter 02 탈은폐, 포에이시스, 에로스: 사랑의 포에이시스적 구성에 관한 진리와 비진리
Chapter 03 자연법과 성 도덕
Chapter 04 성애?주변성과 올바름에 대하여
Chapter 05 낭만적 사랑
Chapter 06 가상의 신체들/살로서의 신체들
Chapter 07 모성애와 성애
Chapter 08 섹스의 대상과 성적 대상화
Chapter 09 사랑의 살
Conclusion 결론
참고문헌
NOTES

저자소개

M. C. 딜런 (지은이)    정보 더보기
버클리 대학에서 석사와 예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빙햄톤 대학에서 강의 특화 석좌교수로서 1968년부터 2005년까지 재직하였다. 전공은 대륙철학과 현상학, 실존철학이며 특히 영미권의 유력한 메를로 퐁티의 주석가로서 평가받는다. 이 책 『비욘드 로맨스』(Beyond Romance, 2001)는 딜런 교수의 현상학적 통찰과 교수법의 진수가 담긴 저서로 그 내용은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 뉴욕주립 빙햄톤 대학의 최고의 인기 강좌로 평가받았던 <Love & Sexuality>에 기반하여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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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광운대 인제니움대학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운대 교수학습센터장, 입학처장, 인제니움대 학장, 문체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을 역임하였고 한국교양기초교육원 기획위원, 한국장학재단 비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2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2주기 평가지표개발> 정책연구, <인문사회기반융합인재 양성사업> 기획 연구 및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육성사업, RIS 평가 및 컨설팅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주요 논저로 『학술진흥정책 수립체계 재정립 및 중장기 학술진흥방안연구』, 『인문학진흥 중장기 정책목표 및 방안수립에 대한 연구』 『대학 전공자율선택 확대 및 교육의 질 제고 방안 연구』 등을 펴내 인문학 진흥과 대학지원정책 관련 활동을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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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역자 서문

<비욘드 로맨스>는 정직한 글이다. 낭만적 사랑으로서의 로맨스를 넘어서 그보다 진실하고 현명한 사랑의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어조가 그러하다. 하지만 정직함이라는 <비욘드 로맨스>의 미덕을 믿고 관망적으로 글을 대한다면 이것이 쉽사리 소화될 수 없는 밀도와 중량을 가진 것임을 금세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저자는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대 철학적 견해로 출발하여 아퀴나스의 자연법을 경유하고, 근대의 주체 철학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장구한 서구의 사상사를 관통하면서 마지막 종착지로서 자신의 전공인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에 기대어 낭만적 사랑의 치명적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또한 인류학과 문학, 정체성을 다루는 다양한 학제를 오가며 낭만적 사랑의 병폐를 비판한다. 이처럼 낭만적 사랑의 질병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의 위기를 드러냄으로써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고, 그리하여 지금과는 다른 진실한 사랑에 이르는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물론 철학사와 다양한 학제를 넘나들면서 만나는 이 길이 수많은 지적인 미로와 그 수만큼의 결들을 가진다는 사실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지만 소화하기 힘든 이 철학적 여정이 반가운 이유는 이 책이 보다 나은 사랑에 이르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와 윤택한 생활,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사랑하고 사랑받는 풍요로운 관계의 구축 등 행복한 삶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루었지만 사랑이 부재하다면 과연 그 삶을 우리는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이 없는 삶의 무의미함, 잘못된 사랑으로 고통을 경험했던 자들은 사랑 없이는 행복한 삶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 결핍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
<비욘드 로맨스>는 좋은 사랑의 이름을 찾으려는 철학적 여정이다. 저자가 인도하고자 하는 진실한 사랑에 이르는 길이 세상의 유일한 방식이 아님은 물론이거니와 각자의 삶의 맥락에 따라 최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삶에 대한 모든 관점은 특정하고 유한한 것이기에 부득이하게 그림자를 남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철학적 여정이 낭만적 사랑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대의 많은 위험들???아이가 아이를 임신하거나 낙태하고, 성병이 성행하고, 상품화된 섹스가 만연하고 가상공간에서 정체성이 소외되는 등???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임을, 그렇기에 최선의 것이라고 우리를 설득한다. 저자는 두근거리는 떨림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낭만적 사랑, 우리 시대를 풍미하는 이 사랑의 내적 모순에 주목한다. 나아가 낭만적 사랑을 사랑의 이상으로 이해하는 우리의 믿음을 통렬하게 비판함으로써 보다 나은 사랑과 삶을 위해 이제 용감하게 이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낭만적 사랑은 유기체의 한 부분인 연인의 신체, 욕망, 변화를 보지 않고 상대를 이상화하는 무지의 베일 안에서 두근거림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사랑이다. 그렇기에 이제 그 무지의 장막을 걷고, 연인의 신체에 대한 앎을 추구하려는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진실한 사랑의 이름, 아니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해야 한다. 영원한 두근거림이 진실한 사랑의 이상이라면, 그 사랑은 상대의 눈에 비친 아름다움의 절정,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이 우주적 진리는 무시한 채 모든 것이 동결된 죽음을 통해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로맨스의 특징은 그 자체로는 내적 모순을, 삶의 차원에서는 위험적 요소로서 작동하게 된다. 살아있는 신체가 아니라 이상화된 박제 속의 환상으로 연인을 이해하는 사랑은 사랑의 감정을 사랑하는 것, 그 전율을 사랑하기 위해 상대를 도구화하는 수단적 사랑에 불과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연인의 신체에 대한 앎의 노력과 그것에 기반한 사랑은 시간의 누적을 통해 서로의 역사를 공유하게 하며 하나의 전체인 동반자의 신체적 정체성을 하나의 스타일로서 이해하게 한다. 이처럼 상대에 대한 무지는 곧 사랑의 불가능성이며 진실한 사랑은 연인의 신체에 대한 앎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다.
동일한 이유에서 저자는 육체적 관계로서의 사랑, 성애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진실한 사랑을 탐구하는 대부분의 철학적 논의와 <비욘드 로맨스>의 구별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진실한 사랑에 이르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서 연인의 신체에 대한 지식을 강조하고 이때 신체적 지식을 얻기 위한 중요한 소통의 통로로써 성애에 주목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각과 느낌을 상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지각의 가능성은 이성적 사유 능력으로 인식을 한정했던 데카르트적 주체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으며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으로서의 주체의 이해로 이끈다. 이때 간주관성로서의 주체는 연인을 자신의 쾌락을 산출하기 위한 객체로서 혹은 나의 쾌락과 무관한 수단적 대상으로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함께 하는 상호 이해적 관계로 이끌 수 있는 주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간주관적 주체라는 인식적 전환의 계기를 성애에서 발견하는 저자에게 성애는 고매한 철학자들의 주장처럼 악이 아니며, 재생산을 위한 불가피한 의무도 아니며, 피부의 마찰을 통해서 얻어지기에 폄하되는 동물적 쾌락도, 더러운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손을 만질 때의 느낌, 혹은 내가 연인의 손을 느낄 때의 그 촉감과 온도를 상기해보자. 이때 알게 되는 신체에 대한 앎은 유독히 부드럽거나 따스한 연인의 손의 촉감과 온도에 대한 지각뿐 아니라 굳은 살을 느낌으로써 그의 삶의 역사를, 그의 스타일을 지각하는 근본적 지식의 형태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이때 무엇이 만지는 주체이고 무엇이 만져지는 객체인가? 신체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 경계를 넘나드는 인식의 구체성은 비록 이성적 인식에 비한다면 애매하지만 이것은 인식의 하등함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오히려 근본적 인식을 지칭하는 또 다른 인식의 형태를 지칭한다. 신체의 현상학에 기반한 이러한 저자의 결론은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의 사상에 크게 빚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연인의 신체적 앎을 위해 성애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과도한 의미부여에 대해서는 거리를 둔다. 즉 성애의 악마화는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애를 일반 도덕과 다른 중요성을 가지는 행위로서 특권화시키지도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자는 인간이 유한성을 가진 유기체라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자연의 법칙 밖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어리석은 태도를 피하고, 과학이 인간에 대해 알려준 지식의 내용을 참고하는 현명함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곧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자연법은 틀렸지만 인간의 신체는 자연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함으로써 보다 유효한 도덕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과학기술의 성과가 알려준 신체에 대한 앎을 인지하면서, 즉 과학이 말하는 일종의 상식???너무 많은 파트너의 수와 질병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성행위는 피해야 하지만 동시에 성애의 악마화라는 현대 사회의 문화에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성도덕이라는 특수한 영역이 아니라 일반 도덕의 보편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주장은 성애를 자녀의 재생산의 기능으로 해석하는 과거 자연법적 이해나 프로이트적 콤플렉스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쾌락, 친밀함, 이해와 소통이라는 인간 실존의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 성애를 위치시킴으로써 그것의 구체적 양태를 도출하고자 한다. 저자의 이러한 입장은 자유주의적 성도덕, 성과학에 입각한 성도덕에 대한 추가 논의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해당 쟁점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 것에 의의를 두고 이에 대한 논의는 추후 세심히 다루어져야할 것이라고 본다.
사랑과 성을 다루는 여타의 철학서와 구별되는 <비욘드 로맨스>의 특징은 그것의 실용성에 있다. 로맨스의 내적 모순을 서구 철학사에서 발견함으로써 신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삶이라는 인간 실존에 있어서 성애의 함축적 의미와 가치를 철학적으로 담론화하고 그것의 실천과 수행에 대한 접근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문화 전반에 있어서, 비단 철학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금기시되고 악마화되었던 성애를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성애가 재생산의 목적이 아니라 쾌락과 소통, 친근함과 삶의 이해라는 실존의 빽빽한 자리, 길목마다 개입하는 중요한 결단과 실천의 문제임을 우리에게 깨닫게 할 수 있는 철학적 실용성이다. 이 실용성은 성애의 문제가 곧 사랑의 문제이고, 이것이 삶의 문제임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삶의 기술적 실용성이기도 하다.
플라토닉 사랑(platonic love)의 본래적 의미가 우리가 흔히 아는 정신적 차원의 교감이 아니라 육체적 사랑을 통해서 추동되는, 즉 육체로부터 시작되지만 그곳에 머무는 사랑이 아니라 정신적 차원의 사랑까지 상승의 운동과 이행을 통해 완성되듯, 성애 역시 유기체의 목적에 전적으로 지배되지 않는 삶의 자리에서 신체에 대한 앎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애를 통해 주제화된 이러한 신체의 정체성은 곧 연인의 몸짓, 신체적 의도와 특징들, 그리고 그로부터 수반되는 모든 의도적 행위의 누적으로서의 스타일을 의미하며 이것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드러나는 자기 자신이다.
신체적 정체성으로서의 스타일이 그러한 것이라면 스타일이 있는 삶을 찬미했던 철학자의 이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것의 아름다움이 자기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실천, 충실과 배려의 일관성으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한 사랑에 도달하는 길이 쉬운 것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미덕들은 지금의 영예로운 이름을 얻지 못했으리라.
더 현명하고 진실되게, 더 충실하게 사랑하는 법을 이 글은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
여러모로 부족한 역자이지만 <비욘드 로맨스>가 보여주는 철학적 여정에 그토록 많은 미로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쩌면 현상학자였던 저자가 신체의 스타일의 구축과 이해를 통한 사랑이 언제나 위험하고, 어렵고,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는 미로와도 같다는 사실을 자신의 방법론적 차원에서 드러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저자인 딜런 교수와의 짧았지만 긴 여운을 음미하면서 역자 후기를 마칠까 한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비욘드 로맨스>는 뉴욕주립대학교의 대표적인 철학 교양 강좌인 <사랑과 성>에서 다루었던 주제를 단행본 형식으로 정리한 글이다.
책의 몇몇 주제는 강좌에서 다루었던 것보다 심화적으로 검토되었고, 학회에서 발표한 유사 주제의 논문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강좌의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딜런 교수는 학부 최고 인기강좌인 <사랑과 성>을 1976년부터 담당해온 뉴욕주립대학교의 강의특화 석좌교수였다. 매해 20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을 하기에 3명의 조교들이 교수님과 함께 토론수업을 운영하는데 역자가 조교로 참여했던 2001년 봄 학기부터 약 3년간의 시간동안 교수님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다. 그 시절에는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딜런 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으며 몇몇 입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의 편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비욘드 로맨스>의 번역을 결심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앞에서 밝혔던 철학적 실용성 때문이다. 낭만적 사랑의 문제점을 저자와 공유하면서 역자 역시 사랑에 대한 진실한 이해와 신체에 대한 지식이 보다 행복한 삶을 인도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가르침에 대한 보답 때문이었다. <사랑과 성>이라는 수업을 통해 역자가 배운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한 딜런 교수의 철학적 통찰뿐 아니라 수업에 대한 그의 열정적 태도와 역량이었다. 강의특화 석좌교수가 매 시간 보여주는 수업의 열정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때로는 엄밀한 논리로 무장한 분석가의 모습으로, 때로는 연극 무대의 배우처럼 학생들을 울리고 웃기면서 자유롭고 대담하게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그의 수업은 지금도 감동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딜런 교수는 수업에 대해 가져야 할 교육자로서의 무한한 책임과 중요성을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조교로서 보였던 나의 작은 노력이 그의 말을 통해 새롭게 고무되었고, 철학함의 즐거움은 논문과 연구만이 아니라 강의와 가르침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빚졌다. 박사학위를 막바지에 앞둔 2005년부터 소박한 보답의 마음으로 시작한 번역이 마무리되기까지는 햇수로 어언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차일피일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졌던 번역이 2015년 겨울의 정점을 지나는 지금에야 끝이 나리라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알지 못하는 일이 어디 그뿐이겠는가. 학위 심사를 코앞에 앞둔 2005년 겨울방학, 딜런 교수(1938-2005)가 스위스에서 스키여행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역자가 서울에서 겨울방학을 보내던 때였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큰 슬픔으로 남았지만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슬픔보다 더 깊은 그리움으로 딜런 교수를 기억한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현상학자.
가르침의 열정과 어울리는 역량을 마음껏 펼쳤던 철학 교수.
나에게 가르침의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신 스승, 딜런 교수님께 이 책을 바친다.

역자 도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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