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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5421223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마음을 밝혀주는 꼬마전구 - 09
아르바이트로 찾은 황금 열쇠 - 31
어머니의 손가락 - 61
수련회 - 69
죽음보다 강한 사랑 - 78
마지막 선물 - 91
오해 - 105
부모님의 용돈 - 124
아내를 태운 손수레 - 145
아내가 가져온 불고기 - 160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 171
할머니의 검정고무신 - 184
아내의 요리 비밀 - 198
마지막 편지 - 21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생님은 아까와는 다르게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해. 사랑하는 사람이나 우정을 나눈 친구들에게 누구보다 진실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잊어선 안 돼.
때로 이런 생각도 들게 마련이지. ‘그 사람이 내 사정을 이해해 주겠지,’ ‘다음에 더 잘해주면 되지’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돼. 마찬가지로 부모님에게도 마음을 다해 효도를 해야 해. 부모님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만큼 오래 사시지 못하기 때문이지.”
선생님은 강조하듯 힘주어 말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거야. 그래야 인생이 주는 참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다가오는 내일, 미래 또한 한층 더 행복해지는 법이야.”
“그러니까…… 힘들지 않은 쉬운 일 같은 게 좋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 내 생각에는 세상에 건강에 좋은 일이란 없다고 생각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일할 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거지.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그 일이 가장 즐겁고 재미있다는 뜻일 테니까. 통계에도 나와 있다지,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한다고 말이야.”
노인은 잠시 말을 끊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일을 대하는가 하는 거야. 마음먹기에 따라 즐거울 수도, 고통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지. 즐거운 마음이 든다면 천국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지옥일 테지.”
“자, 받아라. 결혼한다고 이것저것 살 것도 많을 텐데 보태 쓰도록 해라. 그동안 네가 보내온 돈이다.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너희 아버지랑 어떻게든 천만 원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 더구나.”
어머니는 말끝을 채 잇지 못했다.
흰 봉투에 들어 있는 돈은 그동안 서울에서 민수가 부모님께 보내 드린 용돈이었다.
“아버지, 저는 이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부모님께 용돈 하시라고 드린 돈인데 어떻게…….”
그러자 어머니는 더욱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민수가 돈이 너무 적어서 그러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민수는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거듭 손에 쥐어 주는 바람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민수는 방으로 돌아와 봉투 안에 든 돈을 만져보았다. 돈을 만지는 민수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돈은 모두 990만 원이었다. 그 돈은 매년 명절과 생신 때 민수가 보내 드린 부모님의 용돈이었다. 부모님은 용돈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민수의 결혼식 때를 대비해 모아놓았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