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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역사동화
· ISBN : 9791185494784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작품 해설
프롤로그, 운명의 유리병
손님 / 신녀
도망쳐 온 왕자 / 서라벌의 달
무술 대련 / 예언 / 한 그루의 나무, 두 마리의 새
폴로 경기 / 안녕, 서라벌 / 페리둔
에필로그, 쿠쉬나메
리뷰
책속에서
마침내 낡고 닳은 책의 맨 앞 장을 모두 밝혀냈다! 나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여기는 이란의 모 대학 고고학 연구실. 연구원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몇 달을 끙끙댄 끝이었다. 1300년 이상 흙 속에 파묻혀 있은 탓에 책 속지는 거의 바스러져 있었고, 맨 앞 장만 겨우 글자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고대어로 쓰인 데다 그나마 남은 글자도 희미한 게 더 많았다. 읽어 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던 작업이었다. 그래도 이 앞 장만 해독하면 최소한 누가 무엇을 기록한 책인지는 알 수 잇을 터였다. 연구원들은 밤낮없이 낡은 책에 매달렸다. 오늘, 그것이 모두 밝혀진 것이다.
동료들은 서로 끌어나고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애를 먹이다 가장 나중에, 지금 막 밝혀진 ‘신라’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프롤로그, 운명의 유리병
프라랑이 왕의 자리 근처에 깔려 있는 정교한 무늬의 서역 모전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런데 아찬 어른, 이 유리병이 저 모전을 만든 나라에서 만든 거라면서요?”
“예, 페르시아라는 나라랍니다, 공주님. 예전에는 주로 비단길을 거쳐 장안으로 온 것을 장안 상인이나 우리 상인들이 신라로 들여왔는데, 요즘은 개운포로 직접 가지고 들어오는 서역 상인들도 가끔 있습니다. 이 유리병은 이번에 들어온 서역 사인에게 산 것입니다.
왕후가 손으로 모전을 쓰다듬으며 눈을 반짝였다.
“나는 이 모전이 더 신기합니다. 색색의 가느다란 실로 이렇게 섬세학고 고운 무늬를 넣어 짰다는게 도무지…… 얼마나 귀신 같은 솜씨를 가진 사람들이기에 이런 걸 만들까?” -손님
이제 갓 화랑에 들어간 무천은 챙, 챙,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검무에 넋을 잃었다. 무희들이 칼을 높이 들어 허공을 가르자 칼날에 반짝 하고 햇살이 부서졌다. 무천이 박수를 치면서 프라랑을 돌아보았다.
“공주님, 나는 검무가 제일 좋아요.”
“그러니? 나는 북춤이 좋은데.”
“이다음이 북춤이에요. 저기 저쪽에 작은 불을 든 무희들이 준비하고 있어요.”
북춤에 이어 꽃을 뿌리는 산화무 등 다양한 춤들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새로운 음악이 연주되었다. 박수와 감탄이 이어지고 프라랑도 무희들의 아름다운 손동작, 발동작에 눈을 떼지 못했다. -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