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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전통문화
· ISBN : 979118587642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8-02-2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옹기는 가격이 좀 나가서 돈이 부족한 집에서는 외상으로 들여놓기도 했고, 으레 보리를 수확하거나 늦가을 벼 수확 때 갚는 것이 예사였어. 요즘 같으면 이사를 간다든지 나 몰라라 할지도 모르지만, 옛날에는 약속한 날짜에 틀림없이 갚았어.
하지만 옹기는 깨지기가 쉬운 물건이라서 가끔 지게가 넘어가는 바람에 큰 손해를 입기도 했어. 그런 낭패를 막으려고 옹기장수는 지게막대기 끝에 단단한 쇠를 박아 두었어.
옹기를 지고 다니다가 피곤하면 커다란 독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했어.
어느 옹기장수가 독 안에서 잠을 자는데, 자꾸 즐거운 생각이 들었어.
“이 옹기를 팔아서 병아리를 사고, 병아리를 키워서 새끼 돼지를 사고, 돼지를 키워서 송아지를 사고, 송아지는 황소가 되고. 음, 가만있자. 그럼 부자인데,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지?”
순간 그는 지게막대기로 쾅, 내리치면서 “때리면 되네, 하하하.” 하고 웃었는데,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독이 깨지고 말았어. 그래서 허황한 계산이나 헛수고하면서 애를 쓸 때 ‘독장수셈’이라고 해. 깨진 독에 다치기까지 했으니 한 마디로 독 깨고 장 쏟은 격이지.
-<옹기전_ 똑 깨고 장 쏟는다> 중에서
이러한 되쟁이는 옛날 곡식 거래를 감시하던 말감고에서 유래해. 말감고 처음에는 감시만 하다 공평하게 거래하도록 직접 되질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되질 솜씨가 늘어 아예 직업이 된 거야.
말감고는 곡식의 가격을 정하는 역할도 하였는데, 가끔은 엉뚱하게 정해서 욕을 먹기도 했어. 그렇게 정한 가격을 붕 떠 있는 가격이라는 뜻으로 ‘뜬금’이라고 하였어.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뜬금없다고 하는데, 바로 장터가 ‘뜬금’조차 없는 혼란한 상황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야.
요즘도 추수철이면 시골 장터에 어김없이 되쟁이들이 활약하고 있어. 큰싸전 앞에 됫박 하나 들고 되질 해 주느라 바쁘지.
한편, 옛날 장터에는 말이나 소달구지에 곡식을 싣고 다니며 팔던 장사꾼도 있었는데, 이를 시겟장수라고 했어. 시게란 바로 곡식의 순우리말로 노점 쌀가게는 시겟전, 곡식의 시세는 시겟금, 곡식 값으로 받은 돈은 시겟돈이라고 했어.
-<싸전_싸전 앞에서 밥 달라고 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