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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5951034
· 쪽수 : 383쪽
· 출판일 : 2014-09-10
책 소개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데자뷰를 느꼈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느낌, 그것이 현실에서 일어난 일임을 알아차린 이안은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아직은 어두웠다.
이안은 고개만 돌려 제후를 보았다. 그날 아침처럼 그는 이안의 허리를 휘감아 안고 생각보다 무거운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에 가로지게 올려놓은 채 고른 숨을 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후도 눈을 떴다. 이안은 잠시 말을 잊었다. 한동안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고 누워 있었다.
잘생긴 사내다. 조각 같은 미모라고밖에 달리 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잠시 낯이 익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조각 같은 연기자들의 얼굴을 한꺼번에 모아 놓은 바로 그 모습임을 깨달았다.
그런 남자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누가 들으면 실없는 소리라고, 단지 착각일 것이라고 주제파악이나 제대로 하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안은 정말 이 남자의 마음에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내 마음은 어떠한가?
이안은 제후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속마음을 되짚어 보았다. 좀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자 그의 눈빛도 약간 흔들렸다. 그러니 더 확실해졌다. 이 남자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잘 잤어?”
먼저 제후가 상체를 일으키고는 약간 쉰 음성으로 물었다. 침을 꿀꺽 삼키자 그의 아담스 애플도 에로틱하게 흔들렸다. 그가 왜 이렇게 긴장해 있는지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았다.
“뭐야?”
제후가 재차 물었지만 이안은 그의 물음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남자가, 이렇게 고운 남자가 왜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일까? 그게 궁금했다. 하지만 묻지는 못했다.
“하긴 안 봐도 뻔해, 또 도망갈 궁리나 하고 있었겠지.”
“…….”
“왜 도망가지 않은 거야?”
“시기를 놓쳐서.”
“뭐?”
“도망갈 시기를 놓쳤다고, 널 보느라.”
이안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침대 위에 나동그라졌다. 그녀는 거칠게 가슴을 들먹이며 제후의 목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거 다행이네.”
쉰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눈빛은 짙은 욕망으로 번들거렸다. 이안은 손끝을 움직여 그의 목덜미와 어깨 그리고 잔 근육이 불끈거리는 그의 팔을 어루만졌다.
“동감.”
제후의 손끝이 가슴을 지나고 늑골을 배회하다가 아랫배를 어루만지고는 은밀한 그곳으로 가는 동안 이안은 단 한 번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젖었네?”
음탕한 말이 점점 더 이안을 들뜨게 했다. 손가락으로 꽃잎이 갈라진 그곳을 어루만지며 먼저 길을 내는 것은 아마도 그의 습관인 듯했다. 그리고는 허리를 튕겨 아주 깔끔하게 쑤욱 밀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