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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그들은 왜 퇴근하지 못했나)

유상철 (지은이)
나름북스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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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그들은 왜 퇴근하지 못했나)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 ISBN : 979118603692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5-12-24

책 소개

일터에서 벌어진 괴롭힘, 성희롱, 폭언, 과도한 업무 부담과 같은 구조적 폭력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일상과 판단력을 무너뜨리고 끝내 생의 끈을 놓게 만드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20여 년 동안 노동자의 편에서 사건을 대리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싸워 온 저자는 자살과 정신질병 사건의 시간대를 되짚으며 방대한 사건 기록과 조사 과정을 면밀히 보여준다.
“그들은 멈출 수 있었고, 우리는 막을 수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를 무너뜨리고 있는 일터의 폭력,
사라진 목소리가 남긴 마지막 흔적을 추적하다

“자살이 아니라 업무상 재해다”
놓친 시간을 복원해 일터의 고통을 증명하기


한국 사회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과 정신질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산재 신청과 신고 건수 역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건이 ‘한 사람의 극단적 선택’, ‘개인적 취약성’, ‘유난스러운 성격’ 같은 평가로 축소되고, 조직과 사회는 책임을 회피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은 비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멈출 수 있는 순간들을 왜 반복해서 놓치는지, 그리고 조직이 문제를 은폐할 때 어떤 2차 가해가 발생하는지 구체적 장면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20년 넘게 현장에서 실제 사건을 조사하고, 유족을 만나고, 재해경위서를 작성하고, 소송까지 함께해 온 노무사로, 가장 가까이에서 사건을 지켜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관찰과 해석을 담았다.

저자는 일터 괴롭힘, 성희롱, 과도한 업무 압박, 조직의 방치가 한 노동자의 삶을 붕괴시키는 과정을 실제 사건 기록을 바탕으로 추적한다. 아울러 피해자의 시간대를 면밀하게 복원하며, 유서와 동료 증언, 의무기록, 업무 지시 체계, 현장 조사에서 확보된 자료를 교차 분석해 비극의 인과관계를 밝힌다.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괴롭힘과 압박은 늘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 문제로 축소되지만, 저자는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그것이 오해임을 분명히 증명한다. 3부에 걸쳐 사건 발생 이전의 미세한 변화, 위험 신호의 누적, 조직의 대응 부재, 제도적 한계, 업무상 재해 인정 과정까지 입체적으로 탐색하며, 반복되는 비극의 메커니즘을 제도와 조직 차원에서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비극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어떤 신호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각 사례는 단편적 고통의 서술이 아닌 사건을 실제로 판정하고 다투기 위해 필요한 증거의 언어, 판정 기준, 조사 절차를 함께 보여 주어, 왜 이 죽음이 자살이 아닌 ‘업무상 재해’인지 설득한다. 노동자들의 비극을 단지 슬픈 사례로 읽거나 감정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구조적 원인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사실, 자료, 경험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려 한 노력은 재해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자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새로운 기준으로 세우는 작업과도 같다. 따라서 이 책은 피해자의 고통을 사회적 언어로 번역하기 위한 싸움이며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윤리적 기록이다.

일터 괴롭힘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은폐되는가
일하다 망가진 마음과 가닿지 못한 곳의 기록


1부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통제와 폭력에 노출되는지를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이 사례들은 모두 노동자 개인의 취약성이 아니라 조직의 권력, 인사 체계의 불투명성, 노동 강도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피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살고 싶었던 정신병동의 간호사’에서는 병동 상사에 의한 괴롭힘이 한 간호사의 정신건강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피해자가 퇴사를 결심해도 조직은 인력난을 이유로 붙잡고, 정작 괴롭힘에 대한 조치는 전무했던 구조가 결국 비극을 초래한다. ‘두 번의 불승인과 용접사의 죽음’에서는 감전 사고에 따른 우울증의 산재 불승인, 근로복지공단의 책임 회피를 다뤘다. 특히 산재 승인에 필요한 ‘업무 관련성’ 평가가 현실 노동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 닫힌 문’에서는 도시철도 기관사들의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와 사고 위험이 결합하며 어떤 심리적 압박을 축적했는지 보여준다. 기관사 자살 사건 이후 마련된 근무환경 개선대책, 휴먼에러위원회 설치 등이 소개되지만, 이미 악화된 조직문화와 만성적 스트레스 환경을 빠르게 바꾸기 어려웠던 점도 지적된다. ‘숨죽인 역사, 미화원의 구조 신호’에서는 극심한 괴롭힘에 시달린 청소노동자가 어떻게 사각지대에 방치됐지 보여준다. ‘인사권의 폭력과 복종의 기술’은 불합리한 승진·발령·평가가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드러낸다. 승진을 미끼로 한 길들이기, 과도한 복종을 요구하는 관행, ‘인사권’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차별이 어떻게 괴롭힘의 통로가 되는지를 서술한다. ‘고졸 여사원이라는 족쇄’는 학력 차별이 노동자의 자기효능감을 파괴하고, 업무 부담을 축적하며 정신건강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고졸 여성 노동자를 보조 인력으로 규정하고 경력 경로를 차단하는 조직문화의 상징으로 작동함을 밝힌다.

“견디라”는 말의 폭력성,
업무상 스트레스가 만든 정신질환


2부는 오랫동안 버티다 붕괴한 노동자들의 사례, 그리고 그 붕괴가 왜 개인의 탓이 될 수 없는지 밝힌다. 서술의 목적은 과로, 조직 내 고립, 지속적인 질책, 모호한 책임 구조가 어떻게 장기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해 정신질환과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부실 채권과 과로의 벼랑 끝에서’는 사업 관리 노동자가 협력사 재무 악화, 조직의 책임 회피, 대규모 채권 문제까지 고스란히 짊어지며 압도적 부담을 떠안게 되는 과정을 서술한다. 관리 업무에 대한 책임은 늘지만 권한은 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저히 ‘중간 관리자’로 고립되는 구조가 어떻게 노동자의 판단력과 일상생활을 무너뜨렸는지 중요하게 다뤄진다.

‘괴롭힘을 화해라 부를 때’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 갈등이나 오해 정도로 축소되고, 대표가 ‘두 사람이 화해하면 해결된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강제로 같은 자리에 앉혀지는 장면은 조직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분위기 관리’를 우선시할 때 어떤 2차 가해가 발생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이어지는 ‘시간에 갇혀 붕괴한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와 자기비난이 결합하며 한 노동자의 정신이 급속히 무너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기록한다. 불면, 식욕부진, 자기혐오 등 정신질환의 전형적 징후들이 방치되는 가운데, 업무 배치가 개인의 고통을 더욱 악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드러난다.

‘양심의 대가, 침묵의 압박’에서는 조직 내부 부정이나 문제를 제기하려는 노동자가 어떻게 고립되고, 주변에서 암묵적 침묵을 강요받으며, 내부고발이 실제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살핀다. 이는 직장 내 공익제보나 문제 제기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욕설과 폭언의 시대를 건너기’는 반복적 폭언이 장기간 누적될 때 발생하는 심리적 영향, 그리고 결국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는 과정을 제시한다. ‘과도한 질책이 무너뜨린 삶’에서는 실수 내용이 전시당한 기관사의 이상 증세가 악화하는 과정과 이에 대한 구체적 업무상 재해 판정,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2부 전체는 버티는 것이 미덕이 되는 조직문화가 노동자를 어떻게 파국으로 몰았는지 집요하게 파헤친다. 가장 체계적으로 정신질환의 업무상 인과관계를 드러낸 부분이기도 하다.

혐오와 결합한 가장 잔혹한 가해,
차별이 노동자를 상처 내는 방식


3부는 일터 괴롭힘 가운데에서도 특히 성희롱, 차별, 노동조합 혐오, 악성 민원, 고객 폭력 등 ‘관계 폭력’이 중심이 되는 사례들을 모아 서술한다. 핵심은 직장 내 성별 권력, 감정노동, 비정규직 구조, 혐오가 결합할 때 얼마나 잔혹한 폭력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전쟁’에서는 성희롱 사건을 제기한 피해자가 어떻게 2차 가해와 조직적 은폐 시도에 노출되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는 조직의 방어 논리가 어떻게 제도적 절차와 결합해 피해자를 다시 침묵시키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가해 관리자에 대한 조치가 미비하거나, 오히려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 공간에 두는 등 조직이 문제 해결보다 ‘관리’를 우선할 때 어떤 2차 폭력이 발생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대형마트 계산대 뒤의 공포’에서는 감정노동자의 위험이 본질적으로 ‘고객 폭력’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폭언·협박을 일삼는 고객을 현장에서 혼자 감당해야 하고, 회사는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구조적 모순이 중심에 놓인다. 이러한 방치가 장기간 누적될 때 발생하는 공포감, 예측 불가능한 공격에 대한 불안, 그리고 업무 기피·우울 증상 등이 세밀하게 기록된다. ‘악성 민원과 극한 스트레스’는 공공기관이나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폭력적 환경을 다룬다. 반복적 민원 폭언, 야간 전화를 통한 괴롭힘, 실적 압박 등 감정노동의 심각한 리스크가 구체적 서사로 제시된다. 민간보다 높은 공무상 재해 문제와 민원처리법 등 행정안전부의 조치도 다뤘다.

‘직장 내 괴물의 신분 세탁’에서는 가해자가 회사의 비호 아래 복수노조를 설립해 괴롭힘을 지속한 악순환을 보여준다. ‘노동조합 혐오가 만든 스토킹 사건’ 또한 노동조합을 고립시키려는 조직 분위기가 조합원 개인에 대한 혐오와 공격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조명한다. 노조 활동가라는 이유만으로 고의적 감시와 스토킹 압박을 받는 과정은 노조 혐오가 얼마나 강력한 괴롭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편견과 차별, 일터의 상처’에서는 인종·성별·직종 등 다양한 차별 요소가 결합해 노동자를 상처 내는 방식이 서술된다. 3부 전체는 성희롱·혐오·차별이 어떻게 업무상 재해의 원인이 되는지 입증하는 장으로 구성된다. 무엇보다 조직이 문제 해결보다 관리와 인사 편의 등을 우선시할 때 피해자가 어떻게 2차 가해에 노출되는지 생생하게 기록하며, 성희롱과 차별 사건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지금도 누군가는 일터에서 무너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개별 사건으로 흩어져 있던 일터 괴롭힘과 정신적 재해의 경험을 하나의 서사와 분석의 틀로 묶어, 사회가 그동안 외면해온 구조를 가시화했다는 데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 일터에서 얻은 심리적 고통은 대체로 ‘특수한 사건’이나 ‘개인의 문제’로 소비돼 왔고, 당사자가 사라진 뒤에는 맥락과 책임이 함께 지워졌다. 이 책은 그러한 삭제의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각각의 사건이 어떻게 닮아 있고 왜 반복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이때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함으로써 고통이 누적되는 과정과 조직의 대응 부재가 만들어낸 인과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를 통해 우연처럼 보이는 비극들이 사실은 동일한 구조 위에서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과도한 업무 부과, 모욕과 배제, 문제 제기 이후의 고립, 관리자의 침묵, 제도 개선의 지연은 공통된 징후이자 반복되는 패턴이다. 저자는 이 반복을 통해, 개인의 성격이나 대응 방식이 아니라 조직의 작동 방식과 제도적 공백이 비극을 만들어냈음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이는 독자가 사건을 ‘발생 이후’가 아니라 ‘발생 이전’의 문제로 이해하게 하고, ‘이 또한 개인의 불행’이라는 익숙한 해석에서 벗어나도록 이끈다.

기록되지 않은 고통은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지만, 구조로 설명된 사례는 사회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 이 책은 피해자의 삶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조직과 제도의 책임을 묻는 드문 시도다. 또한, 법·제도·조사절차의 문제를 살펴볼 실질적 자료집이자 업무상 정신질환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알려줄 지침서로도 기능할 것이다. 독자는 이 사례들을 통해 더 이상 비극을 예외로 돌릴 수 없게 되며, 일터에서의 고통을 사전에 감지하고 개입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다. 우리 앞에 놓인 “왜 그들은 퇴근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은 더 늦기 전에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모든 직장인에게 자신 혹은 동료의 변화가 왜 중요한 신호인지 이해하게 하고, 침묵과 버팀이 미덕처럼 강요되는 조직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자살이 아니라 업무상 재해다

1부 거부할 수 없는 자리: 일터의 폭력과 통제


1. 살고 싶었던 정신병동의 간호사
2. 두 번의 불승인과 용접사의 죽음
3. 어두운 터널 안에서 닫힌 문
4. 숨죽인 역사, 미화원의 구조 신호
5. 인사권의 폭력과 복종의 기술
6. 고졸 여사원이라는 족쇄

2부 무너지는 자리: 일터에서 견디다, 쓰러지다

1. 부실 채권과 과로의 벼랑 끝에서
2. 괴롭힘을 화해라 부를 때
3. 시간에 갇혀 붕괴한 노동자
4. 양심의 대가, 침묵의 압박
5. 욕설과 폭언의 시대를 건너기
6. 과도한 질책이 무너뜨린 삶

3부 상처 입은 자리: 성희롱, 차별, 혐오의 흔적

1.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전쟁
2. 대형마트 계산대 뒤의 공포
3. 악성 민원과 극한 스트레스
4. 직장 내 괴물의 신분 세탁
5. 노동조합 혐오가 만든 스토킹 사건
6. 편견과 차별, 일터의 상처

마치며: 막을 수 있었다

저자소개

유상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공인노무사. 현재 노무법인필 대표 노무사이며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위원, 사단법인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이사로 활동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서울특별시 투자출연기관 노사정협의회 공익위원,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위원,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을 지냈다.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영화 〈카트〉(2014)의 시나리오 감수에 참여하고 ‘촛불집회 노무사’ 배역으로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동료들과 함께 쓴 『어떤 노무사들』(202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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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감전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연우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정신질환을 호소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인 적도 없었다.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는 평범한 일용직 노동자였다. 사고 이후에도 그는 회복을 기대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사고 후 석 달쯤까지는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으나, 2008년 12월이 되어도 망가진 신체 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다. 불안, 우울, 불면, 두통 등 신체적·정신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악화됐다. ‘비기질적 불면증’과 ‘중등도 우울 에피소드’에 대한 1차 추가상병 불승인, 이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2차 불승인은 연우 씨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연우 씨의 마지막 진료 기록에는 “꿈속에서 전기에 붙는다. 머리가 아프고 죽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든다. 속으로 운다. 집에서도 말을 못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대부분 기관사는 일상적으로 시간 강박이 심하다. 창민 씨도 언제부터인지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고, 시간과 전쟁이라도 하듯 반복적으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는 등 강박이 심해졌다. 불규칙한 교번 근무로 수면장애를 겪는 데다, 승무사무소 수면실 개선 공사까지 겹쳐 수개월 동안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부족한 인력도 문제였지만, 누군가 대신 운전하도록 교번을 바꾸는 것은 민폐로 여겨졌다. 교번표 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망 직전 창민 씨는 바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누적된 피로감을 느꼈다. 열차 운전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직뿐이었다. 그러나 전직 신청은 거부됐고, 그는 고통을 숨긴 채 사망 직전까지 열차를 계속 운전했다. 그러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재해경위서 작성을 마무리하면서 의사인 지인의 점검을 받았다. 사건 기록을 꼼꼼히 살펴본 그는, 서희 씨가 마지막 순간에 정말 죽고자 안간힘을 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출근해 동료와 마주치는 것 자체가 죽음보다 더한 공포였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제압당했던 것 같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C와 서희 씨의 신체적 차이 또한 눈에 띄었다. C는 키 170센티미터, 몸무게 70킬로그램으로 체구가 큰 편이었고, 서희 씨는 150센티미터에 50킬로그램 미만으로 작은 체구였다. 회사 근무복 분출 기록을 확인하니, C는 ‘엑스라지’ 사이즈, 서희 씨는 ‘스몰’이었다. 신체 차이가 서희 씨가 심리적으로 제압당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내용을 재해경위서에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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