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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그들은 왜 퇴근하지 못했나)

유상철 (지은이)
나름북스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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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일터 괴롭힘, 부서진 자리 (그들은 왜 퇴근하지 못했나)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 ISBN : 979118603692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5-12-24

책 소개

일터에서 벌어진 괴롭힘, 성희롱, 폭언, 과도한 업무 부담과 같은 구조적 폭력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일상과 판단력을 무너뜨리고 끝내 생의 끈을 놓게 만드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20여 년 동안 노동자의 편에서 사건을 대리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싸워 온 저자는 자살과 정신질병 사건의 시간대를 되짚으며 방대한 사건 기록과 조사 과정을 면밀히 보여준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자살이 아니라 업무상 재해다

1부 거부할 수 없는 자리: 일터의 폭력과 통제


1. 살고 싶었던 정신병동의 간호사
2. 두 번의 불승인과 용접사의 죽음
3. 어두운 터널 안에서 닫힌 문
4. 숨죽인 역사, 미화원의 구조 신호
5. 인사권의 폭력과 복종의 기술
6. 고졸 여사원이라는 족쇄

2부 무너지는 자리: 일터에서 견디다, 쓰러지다

1. 부실 채권과 과로의 벼랑 끝에서
2. 괴롭힘을 화해라 부를 때
3. 시간에 갇혀 붕괴한 노동자
4. 양심의 대가, 침묵의 압박
5. 욕설과 폭언의 시대를 건너기
6. 과도한 질책이 무너뜨린 삶

3부 상처 입은 자리: 성희롱, 차별, 혐오의 흔적

1.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전쟁
2. 대형마트 계산대 뒤의 공포
3. 악성 민원과 극한 스트레스
4. 직장 내 괴물의 신분 세탁
5. 노동조합 혐오가 만든 스토킹 사건
6. 편견과 차별, 일터의 상처

마치며: 막을 수 있었다

저자소개

유상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공인노무사. 현재 노무법인필 대표 노무사이며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위원, 사단법인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이사로 활동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서울특별시 투자출연기관 노사정협의회 공익위원,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위원,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을 지냈다.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영화 〈카트〉(2014)의 시나리오 감수에 참여하고 ‘촛불집회 노무사’ 배역으로 출연했다. 지은 책으로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동료들과 함께 쓴 『어떤 노무사들』(202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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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감전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연우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정신질환을 호소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인 적도 없었다.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는 평범한 일용직 노동자였다. 사고 이후에도 그는 회복을 기대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사고 후 석 달쯤까지는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으나, 2008년 12월이 되어도 망가진 신체 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다. 불안, 우울, 불면, 두통 등 신체적·정신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악화됐다. ‘비기질적 불면증’과 ‘중등도 우울 에피소드’에 대한 1차 추가상병 불승인, 이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2차 불승인은 연우 씨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연우 씨의 마지막 진료 기록에는 “꿈속에서 전기에 붙는다. 머리가 아프고 죽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든다. 속으로 운다. 집에서도 말을 못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대부분 기관사는 일상적으로 시간 강박이 심하다. 창민 씨도 언제부터인지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고, 시간과 전쟁이라도 하듯 반복적으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는 등 강박이 심해졌다. 불규칙한 교번 근무로 수면장애를 겪는 데다, 승무사무소 수면실 개선 공사까지 겹쳐 수개월 동안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부족한 인력도 문제였지만, 누군가 대신 운전하도록 교번을 바꾸는 것은 민폐로 여겨졌다. 교번표 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망 직전 창민 씨는 바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누적된 피로감을 느꼈다. 열차 운전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직뿐이었다. 그러나 전직 신청은 거부됐고, 그는 고통을 숨긴 채 사망 직전까지 열차를 계속 운전했다. 그러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재해경위서 작성을 마무리하면서 의사인 지인의 점검을 받았다. 사건 기록을 꼼꼼히 살펴본 그는, 서희 씨가 마지막 순간에 정말 죽고자 안간힘을 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출근해 동료와 마주치는 것 자체가 죽음보다 더한 공포였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제압당했던 것 같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C와 서희 씨의 신체적 차이 또한 눈에 띄었다. C는 키 170센티미터, 몸무게 70킬로그램으로 체구가 큰 편이었고, 서희 씨는 150센티미터에 50킬로그램 미만으로 작은 체구였다. 회사 근무복 분출 기록을 확인하니, C는 ‘엑스라지’ 사이즈, 서희 씨는 ‘스몰’이었다. 신체 차이가 서희 씨가 심리적으로 제압당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내용을 재해경위서에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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