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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602492
· 쪽수 : 166쪽
· 출판일 : 2019-10-20
책 소개
목차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는 후에 내 인생을 바꾼 한 사람이 된다
성음 기타, “요즘 힘들다면서… 기타를 조금씩 쳐봐”
왼손은 코드를 오른손은 스트럼을
콜트, 이야기의 시작
깁슨 레스폴, 내가 속해 있고 싶었던 세계
펜더 재즈 마스터, 나만의 멜로디를 찾아서
노란 펜더 텔레캐스터, 영원한 나의 메인 기타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나는 마음이 어두워졌다
탐 앤더슨 드롭 탑, 끝내 좋아하지 못한
빨간 펜더 텔레캐스터, 음악을 하다 보면
깁슨 ES-335, 나는 천천히 회복해가고 있었다
마틴 D-41 & 리틀 마틴, 어쿠스틱 라이프
노란 펜더 텔레캐스터의 귀환
왜 누군가는 인생에서 기타를 만나고, 누군가는 끝내 만나지 못하는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구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자신만의 작은 전쟁을 매일같이 치르고 있다. 음악이 없었다면,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가장 힘든 순간들을 나는 음악과 함께 버티며 넘어왔던 것이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음악은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나를 치유해주었다.
유명 가수가 아니면서 기타를 계속 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으니 돈이 필요했던 삼촌은 결국 야간 업소 밤무대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그들 노래에 기타 반주를 하며 생계를 해결하게 됐다. 비루하고 쓰라린 일이었을 것이다. 술에 취해 기억도 못할 노래를 부르는 취객을 위해 오래도록 갈고닦은 기타 실력을 써버리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이다. 나중에 삼촌은 “거기서는 자존심이 있으면 안 돼. 취객들은 이유 없이 바나나 껍질을 얼굴에 던지기도 하고 욕설을 내뱉기도 해. 밤무대는 밤의 인간과 낮의 인간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곳이야”라고 무표정하게 얘기하곤 했다.
그날 내가 깨달은 것은 기타를 치기 위해서는 기타를 몸으로 안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께가 약 10센티미터에 헤드부터 바디 끝까지의 길이가 1미터가 넘는 기타를 치기 위해서는 기타의 바디 부분을 가슴에 밀착시키고 양팔을 벌려 기타를 안아야 했다. 병원과 학교를 오가며 힘들어하던 내게 기타를 안았을 때 물리적으로 느꼈던 안도감과 포근함은 분명히 위로가 됐다. 거기에 더해 나도 언젠가는 어릴 적 삼촌이 내게 들려주었던 소리를 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도 생겼다. 기타를 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는 차츰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밤마다 나를 괴롭히던 호흡도 조금씩 진정되어갔다. 정신적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내게 삼촌이 건넨 어쿠스틱 기타는 거의 유일한 안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