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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955512
· 쪽수 : 157쪽
· 출판일 : 2017-11-25
목차
1 유토피아
미추홀은 괜찮아요 12
우주로 가는 포차 14
클레멘타인 16
물소가죽소파 18
생쥐나라의 엘리스 20
모하비 22
특파원 리포트 24
빠지다 26
유토피아 28
디종Dijon 30
두물머리 32
달방 있습니다 34
경주 36
대화록 38
봄날의 키리에 40
2 로드 무비
일출산행 44
안락사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 46
거룩한 식사 48
염소 50
툭, 52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54
부재연습 56
Gloomy Sunday 58
중고차 60
걷다 62
꽃의 이름으로 64
비둘기를 위하여 66
나는 오늘 68
만유인력을 검증하는 몸의 법칙 70
로드 무비 72
3 푸른 소를 만나다
태기산 76
리얼 다큐 78
배꼽에 관한 단상 80
푸른 소를 만나다 82
가을, 주산지 84
관음죽 86
시가 되는 저녁 88
해토머리 90
몽상증후군 92
합창 94
아스팔트 위의 나비 96
천년동안의 고독 98
살구나무장롱에 기대어 100
맘마미아 102
불륜 104
4 하이앵글로
중남미불면클럽 108
3월 아침에 110
화끈하게 친절하게 은밀하게 112
분리수거 114
잃다 116
쓰다 118
새 120
동판지에서 122
도원에는 복숭아밭이 없다 124
불량 샴푸 126
게이샤를 기다리며 128
기차가 있는 풍경 130
파이 132
하이앵글로 134
보르헤스 식으로 136
[해설]
질주하는 詩의 올랭피아Olympia 141
유 종 인 (시인, 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추홀*은 괜찮아요
그와 만나기로 약속한 극장은 쉬는 날이네요, 예고 없는
빗방울이 후두둑거려요 손에 든 카푸치노가 식어가요
그는 오지 않고 문자만 날아와요, 시시한 연애는
마지막도 시시해요 영혼 없는 이모티콘처럼
벚꽃이 헤프게 윙크나 날려요
정처 없이 걸어요, 갈 곳이 없다는 건 어디를 가도 좋다는
그런 의미, 방황의 기술도 없이 모래가 우는 사막을 걸어요
권태의 미로를 걸어요 날개가 퇴화한 걸 잊고 24층에서
뛰어내린 사내는 어디로 갔을까, 중얼중얼 걸어요
지하철을 타고는 천국에 갈 수 없나요, 묻지 않기로 해요
먹자골목 지나고 지수화풍地水火風 건너 삼백년쯤 걸어요
옷가게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와요 사랑은 감기 같은 것
오랫동안 신열에 시달리면서 그게 감기인 줄도 모르면서
쇼윈도 앞에서 초저녁처럼 서성이면서
아스피린을 사러갈까, 구백년 후에 만날 애인을 점치러 갈까
샨티 샨티, 페넬로페가 타로카드를 뒤집어요 화들짝,
황금빛 새가 동공 속으로 사라지는,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실연기가 어지러운, 멀미처럼
왈칵 외등이 켜지는, 미추홀이 깨어나요 저기 길 건너
미추홀 고시원, 미추홀 생맥주, 미추홀 에어로빅,
미추홀 당구장, 미추홀 김밥…
비류의 왕국은 안녕하시고요
거리에는 백제의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걸어요
* 현 인천광역시의 옛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