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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87154150
· 쪽수 : 536쪽
· 출판일 : 2016-09-12
책 소개
목차
제2화 소년에게 온정을
제3화 거룩한 죽음의 집
제4화 소년, 잠들다
제5화 다시 만나는 날에
제6화 일곱 별이 하나 되는 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처음에 당신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정말 두렵고 겁이 났습니다. 당신은 원망이 가득한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았습니다. 그게 다 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복수하려는 마음 때문이었군요.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은인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나를 해치기 위해 두 팔을 높이 치켜들고 다가오는 그 순간, 꿈에도 잊지 못하던 내 아이가 눈앞에 나타났으니까요. 우리 명호가 당신의 앞에 나타났죠. 생사조차 알지 못해 괴로워했는데, 제 아이가 눈앞에 나타나 저를 보호했습니다. 명호가 저와 동생을 온몸으로 막아서는 걸 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분노 속에서도 내 아이는 저를 감쌌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저를 구해주었습니다.
명호는 당신이 나타나지 않을 때면 평화로운 얼굴로 제 배를 쓰다듬었습니다. 아이가 동생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이 그렇게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전 생이별한 우리를 꿈에서라도 만나게 해준 건 당신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복수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저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아이를…… 우리 명호를 다시 만나게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_‘제2화 소년에게 온정을’에서
박사는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겨우 몇 걸음 앞의 침대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마침내 그의 눈 아래 붉은 기모노를 깔고 누운 산모의 모습이 똑똑히 들어왔다. 엉망으로 찢어진 그녀의 몸을 바라보기가 너무나 힘겨웠다. 이시이 박사는 용기를 짜내어 죽은 산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달랐다. 그의 눈에 죽은 산모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러 개의 얼굴로 흔들리던 기모노 여인의 얼굴이 마술처럼 단 하나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늙은 얼굴, 젊은 얼굴, 화상을 입은 얼굴 등 여러 개의 얼굴로 변하던 그 모습이 이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죽음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이 평화를 찾은 것 같았다. 터질 것 같았던 산모의 배도, 변화무쌍하던 얼굴도 이제 더 이상 죽음을 맞이한 여인을 괴롭히지 못했다. 어쩐지 이 산모에게 죽음은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_‘제3화 거룩한 죽음의 집’에서
낙빈은 자신의 심장을 바라보았다. 노란 눈을 가진 매서운 뱀이 소년의 심장을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듯 입을 벌리며 다가왔다. 그 뒤로 뱀을 움켜쥔 붉은 기모노를 붙잡은 매서운 손도 보였다. 치우천왕의 주먹이 흑단인형의 검은 머리채를 휘어잡고 창을 갖다 대는 모습 역시 너무나도 느리고 비현실적으로 흘러갔다.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흑단인형의 목에 치우천왕의 거대한 창이 다가섰지만 그녀의 손에 들린 초록 뱀이 한 발 더 빨랐다. 낙빈의 심장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 매서운 몸뚱이가 잠시 후 낙빈의 심장을 관통할 것이 너무나 분명해 보였다. 시간이 아무리 느리게 흐른다 해도 그것은 이미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다. _‘제4화 소년, 잠들다’에서
“저 기호들, 일곱 개의 문양, 우주의 그림과 반복적으로 그려진 운동 법칙들……. 그 모두가 하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일곱 명의 안내자가 필요한 술법을요. 그게 바로 칠성지율의 술법입니다. 너무나 위험해 시연되지 못했기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술법이지요. 하나의 소원을 가진 7인이 모여 술법을 시행합니다. 술법을 시행하는 일곱 명이 하나의 의심도, 한 조각의 사심도 없이 소생을 바라야만 술법이 완성됩니다. 완전무결하고 고결한 일곱 영혼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망자의 소생을 바라야만 소년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혹시 작은 의심이나 티끌 같은 사욕이 있다면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망자는 물론이고 술법을 행하는 모든 사람이 영혼을 잃게 됩니다. 이토록 위험한 술법에 어느 누가 동참하겠습니까!” _‘제6화 일곱 별이 하나 되는 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