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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273028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8-12-25
목차
서문
1부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김치5, 흥남에서 장승포까지
6411번 버스를 아시나요
챙이골 아지랑이꽃
공곶이 내리막길
봄날, 맹종죽 소리
아름다운 동행
제1선에서 지켜라
덤으로 주는 사랑
임기응변의 시대
새내기를 향한 단상
이유 있는 눈물
집밥
소리를 타고 가다
거제선상, 문학예술을 만나다
2부
죄인의 굴레
침묵의 변(辯)
흔들리는 정체성
로봇 휴보, 메르스 컨터롤타워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전쟁과 문학
선거, 작지만 확실한 행복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카르페 디엠
그날의 너스레
진실게임
수담(手談)의 경지를 넘어서
선택, 2018
내 기억 속에 다 있어
저자소개
책속에서
돌아다보면, 로빈 윌리엄스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제자들에게 삶의 방법론을 제시한 진정한 멘토(mentor)였다. 때로는 발상의 전환을 위해 시집(詩集)의 서문(序文)를 찢게 하는 등 제자들에게 획일화된 의식을 벗어버리게 했다.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가 한 편의 시(詩)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나아가 진정한 자유는 그들 자신의 꿈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라 일렀다. 누군가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한 삶은 그들의 것이 아님도 환기시켰다. 무엇보다도 그들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될 때야 비로소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가상세계의 조언에 불과한 일이라고 해도 그는 변함없는 나의 스승이다. 실제보다 가상공간에서 더 치열한 삶을 살아간 그는 현실을 넘어선 또 다른 현실에서의 삶을 보여줬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달리 그는 그 자신은 물론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두루 연기하며 살았다. 그런 만큼 날로 가중되는 삶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냉혹한 현실의 공간을 가상공간이라 여겼을 수도 있다. 삶을 위해 가상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듯이 ‘삶과 죽음’이 뒤바뀐 채 살아야 했다. 따라서 가상공간에서의 죽음은 실제공간에서의 삶의 연장선이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유한성은 ‘죽음’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런 만큼 오늘 또 오늘로 이어지는 ‘삶’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 이 순간, 나는 “현재를 즐겨라”는 화두를 던지고 떠난 그를 추모하는 글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오늘)’을 즐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잃은 아픔을 ‘그’를 통해 극복한다.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으라 하지 않았던가.
그는 죽었다. 하지만 ‘오 캡틴, 마이 캡틴’으로 불리는 ‘그’는 여전히 살아있다. 나의 진정한 캡틴이자 영원한 캡틴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어야 만날 수가 있다. 그럼으로써 ‘100년 전 학교 선배들이 남긴 사진’과 그가 남긴 영정사진에서 들려오는 침묵의 소리(辯)도 들을 수가 있다. “카르페 디엠, 카르페 디엠!” 그것만이 사는 길인 것 같아서다.(20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