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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마케팅/세일즈 > 마케팅/브랜드
· ISBN : 979118728950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9-01-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마케터는 여행을 가서도 돈을 번다?
1부 마케터의 여행기술 : 같은 것도 다르게 보는 감각을 키운다
프레임 : 어디서든 나는 마케터!
여행 스타일 : 한 번에 한 곳만
취향 : 폭넓은 경험이 만들어주는 것
사전지식 : 예약보다 예습이 먼저
트렌드 : 돌고 돌아 언젠가 우리 사회에 온다
공간 : 마케터가 현대 미술관에 가야 하는 이유
커뮤니케이션 : 현지인의 육성 꿀팁을 놓치지 말 것!
소비 : 소유보다 경험
패션 : 산업의 공식이 바뀌는 단초를 읽는다
기록 : 남기는 만큼 남는다
2부 유럽 마트에서 관찰하는 소비 트렌드
까르푸, 테스코 : 접근성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삐꺄, 막스앤스펜서 : 경쟁의 공식을 바꿔놓은 간편식
알디, 이딸리 : 국경의 한계를 넘은 유럽의 유니크한 유통기업들
이야마 : 지속가능한 코펜하겐의 지속가능한 슈퍼마켓
탕프레르 : 파리의 중국 슈퍼마켓은 파리의 한국 슈퍼마켓과 무엇이 다른가
이케아 : 가구도 먹거리도 라이프스타일로 판다
그랑드 에피세리 : 오프라인의 럭셔리 경험을 온라인에 이식하는 법
알버트 하인 : 네덜란드 마트가 사내 스타트업을 활용하는 법
엘 꼬르테 잉글레 : 기업의 투자 리스트에 숨겨진 기회를 본다
3부 직접 맛보고 즐기며 익히는 브랜딩 전략
브리델 : 프리미엄 먹거리가 소비자의 행복을 자극하는 법
퓨어써클 : 코카콜라는 왜 원료 브랜딩을 시작했을까?
하이네켄과 칼스버그 :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장려하는 ‘진짜’ 이유
유니레버 : 글로벌 브랜드에 스타트업 DNA를 이식하는 법
페르노리카 : 지방 주류 브랜드의 생존법
다논 : 브랜드 정체성도 구매할 수 있다면?
마리아주 프레르 : 앞서가는 브랜드 매니저는 문화를 읽는다
브루독 : 혁신을 위해 대기업을 모방하는 스타트업 브랜드
에필로그 _ 마케터에게, 유럽이란 무엇인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유럽 마트 여행의 좋은 점은 또 있다. 앞선 소비 트렌드를 먼저 접함으로써 좋은 투자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를 미리 볼 수 있으면 어떤 기업이 성장할지도 예측할 수 있다. 가령 유럽 마트에서 친환경 식품 소비가 증가하는 흐름을 관찰하고, 이러한 경향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친환경 식품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니 마트의 식재료와 진열된 식품 브랜드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일례로 유럽 마트의 간편식 코너에는 피자가 가장 많다. 이 사실을 남보다 앞서 관찰했기에 한국의 냉동피자 제조업체인 조흥을 한국에 있는 투자가들보다 먼저 눈여겨볼 수 있었다. 요컨대 마케터로서 익힌 소비 트렌드 파악 노하우는 투자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마침 여행 경비가 슬슬 고민되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그렇다고 경비를 모으기 위해 지나치게 열심히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일을 늘렸다가 일에 매여 오히려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을 일본에서 이미 겪어본 터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건 내가 바라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마트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행 경비 정도는 충당할 만한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니, 나로서는 최고 아닌가.
나의 본격적인 유럽 마트 탐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더 열심히 유럽 마트를 방문하고, 더 집중해서 먹거리와 마실거리, 소비자, 직원, 설비, 결제수단, 서비스, 광고 등 마트의 모든 것을 관찰했다.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투자에 반영했다. 그렇게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여행을 떠났다. 다시 말해 유럽 여행이 좋아서 투자를 하고, 투자를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유럽 여행이 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 이곳 프랑스 파리에서 말이다.
- 프롤로그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여행했을 때였다. 코펜하겐 거리에는 특이하게도 이어폰보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월등히 많았다.
마케팅이라는 프레임이 없었다면 나의 관찰은 그저 ‘코펜하겐의 싸늘한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이어폰보다 헤드폰을 선호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마케터의 프레임 덕분에 자연스럽게 코펜하겐 사람들이 어떤 헤드폰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살폈다.
그들의 헤드폰에는 으레 덴마크의 대표 음향기기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로고가 새겨 있었다. 즉 나는 코펜하겐에서 뱅앤올룹슨의 인기를 ‘관찰’한 것이다. 인기의 원인으로 북유럽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투자라는 프레임도 지니고 있던 덕분에 내 관찰은 ‘뱅앤올룹슨에 과연 투자가치가 있을까?’라는 투자자의 호기심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뱅앤올룹슨이 금융위기 당시 도산 직전까지 몰렸고 주가가 급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리한 사업다각화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난 뱅앤올룹슨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마존 에코, 애플 홈팟, 구글 홈 등 AI 기반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음향기기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2014년 애플이 약 3조 원을 들여 음향기기 업체인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 Electronics를 인수한 것과 2017년 삼성전자가 약 9조 원을 들여 하먼Harman을 인수한 것이 판단의 근거였다.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도 구글, 아마존, 텐센트, 알리바바 등 스마트 스피커 개발에 뛰어든 글로벌 IT 기업은 많은 반면, 인지도 높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음향기기 브랜드는 부족하다는 점 역시 뱅앤올룹슨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2009년 급락한 뱅앤올룹슨의 주가는 스마트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16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마케팅이라는 프레임을 갖추지 않았더라면 코펜하겐 여행에서 헤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뱅앤올룹슨의 인기로 연결 짓지 못했을 것이며, 투자라는 프레임을 갖추지 않았더라면 뱅앤올룹슨의 인기를 관찰했다 하더라도 투자기회는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여행지에서 투자기회를 발견하려면 우선 소비자 및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투자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고 투자 자체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증권사에 가서 해외 투자가 가능한 계좌를 만들어야겠지만.
- 1부 ‘프레임 : 어디서든 나는 마케터!’
현대 미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욕망에는 자본이 몰리는 법이므로 투자를 위해서는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욕망을 알아야 한다. 예술가들은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들이어서 타인의 욕망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며, 그 능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망이 투영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현대 미술관은 소비자 욕망을 파악하기에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유럽에는 좋은 현대 미술관이 워낙 많다. 또한 유럽의 현대 미술관 가운데는 새로운 문화적, 사회적 트렌드를 소개하는 기획 역량이 탁월한 곳이 많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파리의 까르띠에 재단 뮤지엄Fou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코펜하겐의 루이지애나 뮤지엄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등이 대표적이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와 테이트 모던의 전시는 현대 미술관에서 어떻게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영국 아티스트인 데미안 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현대 미술 아티스트로, 죽음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1992년 테이트 모던과 기획한 ‘약국Pharmacy’이라는 전시에서는 알약을 활용한 회화와 설치미술 등을 통해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 그 해결방안으로 여겨지는 약에 대한 맹신과 모순 등을 표현해 큰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뛰어난 투자가라면 데미안 허스트의 약국 시리즈가 표현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제약 및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가치를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약에 대한 맹신은 곧 제약 업체의 거대한 수요와 높은 마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1부 ‘공간: 마케터가 현대 미술관에 가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