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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390213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9-04-25
책 소개
목차
갈등의 숲길에서
졸혼을 하다
명퇴
58년생 개띠들의 고군분투기
백남옥
탁동철의 눈물
최종국의 죽음
나를 찾아서
작가의 말
58년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1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철의 아내는 자신의 말대로 토요일 날 짐을 챙겨 집을 나갔다. 그녀가 거처할 곳은 집으로부터 2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 새로 생긴 오피스텔이다. 동철의 아내는 열흘 전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는 문제로 동철과 다툰 후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후 만약을 위해 정보지를 살펴보던 중 오피스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자신이 퇴직하고 받은 퇴직금 중 아이들을 위해 쓰고 남은 돈을 그동안 정기예금으로 해 놓았는데 그 돈으로 오피스텔을 얻은 것이다.
동철은 아내가 나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아내가 눈앞에서 안 보이자 갑자가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동안 그는 소파에 앉은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멍하니 있던 그는 어머니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어머니 방으로 가자 어머니가 실례를 했는지 손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동철이 어머니의 기저귀를 갈아드리자 어머니가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기처럼 웃었다.
“어머니, 개운하세요?”
동철의 말에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남은 피보다도 진한 것일까, 다른 사람은 정신이 온전할 땐 알아보지만 그 외에는 못 알아본다. 하지만 동철을 언제나 알아본다는 것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치매 환자의 증세는 여러 상태로 나타나는데 물건에 집착하는 환자, 사람에 집착하는 환자, 먹는 것에 집착하는 환자,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 난폭성을 띤 환자 등 다양하다. 치매 환자들은 그들만이 보고 느끼는 세상이 따로 있는 듯, 인간의 상식이나 의술로 그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철은 어머니가 주무시자 거실로 나와 청소를 하는 등 한동안 분주히 움직였다. 이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장보고,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는 것 등 모두를 그가 해야 한다. 움직임을 멈춘 동철은 소파에 앉아 CD를 틀었다, 잠시 후에 껐다. 자신이 좋아는 캐니 로저스의 노래지만 이상하게 정신이 산만해져서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동철은 그제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이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_<졸혼을 하다> 중에서
동철의 아내는 잔뜩 독이 올라 동철이 퇴근하고 오기를 기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