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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41389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8-03-15
책 소개
목차
제1부
말대꾸·13
말장난·14
시시한·16
여자 1·18
여자 2·20
여자 3·22
여자 4·24
무제 1·26
무제 2·27
무제 3·28
무제 4·29
무제 5·30
기억 1·31
기억 2·32
기억 3·34
기억 4·35
제2부
모텔 연화장·39
영원한 해병 이 병장·41
바보 안형(安兄)·42
방랑자 서군(徐君)·44
검은 고양이 이(李) 씨·46
가슴앓이 환자·48
꽃미남·50
가난한 손님·52
준비 안 된 이별·54
불편한 이별·56
극성쟁이 김 씨·58
밤사나이 박 선배·60
단양 촌놈·62
웃픈 한 선배·64
말대로 가다·66
어떤 손님·68
제3부
전염·73
그리움·74
거대한 음모·75
안심·76
가을과의 대화·78
임무 교대·79
아들의 가을·80
바보 아들·82
명랑·83
어미·84
늙은 순애보·86
반성·87
때 늦은 귀향·88
밤의 정의·90
불면의 습관·91
새벽길·92
제4부
풍요·97
의문·98
흡혈공룡·100
조는 남자·102
오래된 선물·104
아름다운 거래·106
어느 봄날에·108
짜증스런 일상·110
꽃샘바람 부는 날·112
봄비·113
인기·114
일요일의 비애·116
라오스 소년 알리·118
시(詩)의 위기·120
신호·122
무명 시인의 독백·124
해설 일상으로부터 길어올리는 삶의 진실 / 이성혁·125
저자소개
책속에서
모텔 연화장
남루한 삶의 거적을 벗어버리고
건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강 건너 저쪽 세상으로 가는 길목 한 쪽
사시사철 햇살이 따사로울 것만 같은
풍광 고운 골짜기에 자리잡은 그곳
모텔 연 화 장*
참 부질없던 이승의 마지막 밤과
염라부(閻羅府) 첫날밤이 공존하는 곳
풀방구리를 드나드는 생쥐조차 시커먼 그곳엔
언제나 까마귀 형상의 그림자가 어슬렁대고
한결 같은 불랙앤화이트 복장의 사람들은
애써 죽음을 타인의 몫으로 돌리며
국화 향기 속에서 독한 소주를 마시고 또 마신다
가는 이와 남는 자, 누구의 슬픔이 더 클까
빈약한 추론의 귀착점은 존재하지 않고
조화의 수량과 조의금 액수를 가늠하며
남은 자들이 슬픔을 빌미로 치르는 의식의 전당
이내 떠나는 아침을 밝히는 태양을 향해
불뚝 선 직립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화장장 굵고 높다란 기둥 언저리엔
하얀 혼백(魂魄)이 어지러이 이별을 고하고
제 설움에 복받쳐 가슴치며 오열하는
남은 자들의 절도 없는 어색한 퍼포먼스가
멋쩍게 이별의 끄트머리를 장식하면
떠나는 자의 가슴 후비는 속울음은
불구덩이 언저리에 진한 흔적으로 남는다
불편한 이별
― 연화장 손님 9
그냥 떠나도
그 이별이 너무 아파서
오열하며 가슴칠 사이도 아닌데
인연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흐릿한 정마저 떼려했는지
없는 말 만들고, 만든 말에 살 붙이며
말장난으로 돈장난 하던 그가
시뻘건 대낮에
시뻘건 피 한 대접 토하고
연화장에 투숙했다
생전에 다시 볼 일 없을 거라며
생각조차 지우려 애썼는데
그래도 가봐야
당신 맘 편치 않겠냐는
아내 성화로 찾은 연화장
너무도 번지르한 영정 사진이
그렇게 갈 걸 왜 그랬냐고
다그치는 내 속내 아는지
만수향 연기 끌어다 눈을 가리고
내 눈길 피하며
마지못해 마주한 그의 아내는
끝내 침묵으로 과거를 묻잖다
이별 같지 않은 이별이
불편하고 무겁다
무명 시인의 독백
씩씩하게 늘 어깨에 힘을 주는
매우 남성적인 여자 후배가
훈계하듯, 날카롭고 진지하게
철학적인 말투로 나를 나무랐다
― 김 선생님 시(詩)는 너무 쉬워요
고민의 흔적이 전혀 없어요
궁하게 말대답을 했다
― 그거 고민해서 쓴 거야!
그리고 좋다는 사람이 꽤 있어
특히 오래된 소녀들은 말야
한 마디 더 들었다
― 그런 사람들이 시(詩)에 대해 뭘 알아요
거 참
시(詩) 어렵게 쓰는 걸 나만 몰랐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