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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7514800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가짜 커플 브이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니까 안성한과의 연애는 내가 산 가짜 명품 핸드폰 케이스 같은 거였다. 애들에게 “나 남자친구 생겼어”라고 내세울 수 있는 상대가 필요했을 뿐이다.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선언한 이후, 애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내게 빈말로라도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하지 않을 정도로 내 연애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연애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을 때 “넌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는 말은 듣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쇼윈도 커플이라도 남친이 공개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는 통보를 한다? 그것도 메시지로? 그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 그건 내가 안성한을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고 이전에, 상대의 똥매너에 대한 당연한 분노였다.
“혹시 모티즈 씨?”
누군가 나를 부르며 앞에 와 섰다. 나는 고개를 들어 내 앞에 선 사람을 봤다. 그 순간 도망가지 않은 나 자신을 격하게 칭찬해 주고 싶어졌다.
‘대박. 존잘.’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걸 한 줄기 남은 이성의 끈을 꽉 부여잡고 간신히 참았다. ‘인형’은 잘생겼다. 만난 지 몇 초밖에 안 되었지만 그 사실만은 확실했다. 인형이 내 맞은편에 앉았을 때, 뒤에서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완전 잘생겼다. 연예인인가 봐.” “연습생 아냐?” 사람을 앞에 두고 외모 평가라니 참 무례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해는 된다. 나 같아도 저런 얼굴이 주변에 나타나면 연예인인가 싶어서 봤을 거다.
“예, 맞아요.”
“어, 맞구나.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만나기로 한 인형입니다.”
[커플 V- log] 인형 & 모티즈. 인티즈 고딩 커플 일상
모난이 : 안녕하세요. 모티즈입니다. 말티즈를 닮았다고 해서 모티즈! 인형아, 너도 이쪽 봐. 손 좀 흔들어 봐.
(셀카봉을 들고 있는 게 확연한 구도. 내 얼굴만 화면 가득 잡힌다. 화면이 흔들리고, 인형의 얼굴이 잠깐 비쳤다가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곧 화면이 전환되고 나와 인형의 얼굴이 함께 화면에 잡힌다. 인형은 어색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다.)
이인형 : 나 이런 거는 좀.
모난이 : 왜? 데이트할 때 찍어 두면 나중에 추억도 되고, 재미있잖아. 여러분, 얘가 제 남자친구 인형이에요. 저랑 얘랑 오늘부터 1일! 제 남자친구 완전 잘생겼죠? 인형아, 손하트 해 봐. 인형이가 부끄럼을 좀 많이 타요.
(내키지 않는 듯 휴대폰 쪽을 보다가, 나를 보고 입꼬리를 올리며 손가락 하트를 해 보이는 인형. 나는 웃으며 카메라에 손을 흔들어 보인다. 화면이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