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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50225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범유진_3월에 벚꽃색 입히기
이선주_여러분은 분명 실패할 겁니다
설재인_메모리 카드
박에스더_언제나 평생에 한 번
한정영_오늘부터 1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영우는 가게 옆의 좁은 골목 안쪽에 기대어 섰다. 그러고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아, 기분 좋아.”
— 여보세요. 듣고 계십니까?
그제야 떠드는 소리에 묻혔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아, 예. 누구세요?”
— 경찰입니다. 진영우 님 맞으시죠? 김영미 님이 어머니 맞으시고요.
단숨에 술이 깼다. 김영미. 엄마의 이름이다.
“우리 애는 같은 반 친구가 수업 내용 때문에 상처받을까 봐 한 말이었다고 했어요. 그렇게 다정한 아이에게 모진 말을 하다니요? 당신 같은 사람이 교생이라니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은 선생님이 될 자격이 없다고요!”
황태현의 어머니는 괴수였다. 사람의 말이 통하지 않고 입에서 불을 뿜는 괴수. 교장이 달려 나온 후에도 괴수는 불 뿜기를 멈추지 않았다. 영우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서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었다. 그러나 죄송하다고 말해야만 했다. 교장이 그것을 바랐으니까.
“이 대학에 들어온 걸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을 겁니다.”
그가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아직 바람이 쌀쌀한데도 목이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추위보다 패션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무신경한 사람 같았다.
“그런데 여러분, 이 말은 꼭 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분명 실패할 겁니다.”
그의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농담인가? 실패할 거란 소리를 들으러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