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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91187573418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3-08-18
목차
1부
2부
3부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에|
해체시와 관조(觀照)의 시학(詩學)
그동안 써온 해체 비평과 작품집 해설들을 묶어 두 번째 평론집,『성찰(省察)하는 시학』을 출판하게 되었다. 특히 시는 1인칭 즉 가장 개인적 언어로 심오한 세계를 가장 무책임하게 파헤친다. 시를 창작하는 일이나 타인의 작품을 읽고 해부하고 평가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깊은 연구 없이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주변에는 많은 작품이 있지만, 어떤 것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난해하여 그 내용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작품 속의 모티프를 탐색하다 보면, 시를 창작하는 것보다 비평이나 텍스트의 접근이 더욱 어렵다는 것을 보게 된다.
시나 수필을 가까이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비평에 몰입하게 되면 더욱 그 일을 생산적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때로는 일반 독자들이 작품집 끝부분의 해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 직면하기도 한다. 쉬운 용어나 문체를 사용하여 평필(評筆)을 단절함이 없이 시(詩) 인구의 저변 확대와 시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쉬운 서평을 권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문학에서 해체시는 이성복, 황지우에서 김정란, 기형도 등에 이르기까지 80년대 시문학의 큰 흐름이 있었다. 서정시 형태는 조롱당하고, 해체 시학이 문학의 새로운 양식의 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80년대 억압의 시대에 시는 ‘서정시가 더는 가능한가?’에 대해 스스로 묻는다. 암울한 시대에 80년대 해체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시 형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러한 해체시도 진리를 찾아가는 구도의 시학이며, 누구나 인생의 진실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글을 향한 몸부림으로 성찰하고 있다 하겠다.
시인으로 평론가로 창작과 비평의 길을 걸으며, 고뇌하면서 그 흔적들을 이번 평론집에 일부 담아 놓았다. 1부에서는 특히 해체시와 관련된 글이 모여 있다. 해체시라 함은 문자가 있어야 할 곳을 그림과 낯선 기호들이 채우고 있는 것, 또는 대상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은폐시키거나 이와는 정반대로 낯 뜨거울 정도로 직접적 표현을 한 것, 때로는 과감한 패러디로, 빈 곳이 대신하는 표현 등이 그것이라 할 수 있다. 현대에 즈음하여 해체시의 시시비비는 욕망과 이념이 갈등하는 과도기적 시풍(詩風)의 양상이 지난 듯한 인상을 준다. 2부는 시의 심상 연구와 문학비평과 문화 등에 대해 엮어 보았다. 3부는 작가 작품론에 해당하는 글로서 인연 닿은 시인들의 단행본 해설이나 시평 등 문학세계를 살펴보았다.
비평의 일반화 경향을 의식하여 시어와 문체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시, 수필도 아닌 비평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하게 함으로써 비평 역시 읽히는 장르로 대중화시켜야 할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론의 묘미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또한, 일반 독자들에게 평론 혹은 작품과 함께 그 작품에 대한 비평을 함께 읽음으로써 비평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비평적 글 읽기가 작품 읽기에 얼마나 필요한지를 스스로 가늠해 본다. 이번에 흔쾌히 책으로 엮어준 엘리트 출판과 편집에 도움을 제공해 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2023년 어느 여름날에
청계 서재에서
자정(紫井) 장현경(張鉉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