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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꾼 외동딸

천석꾼 외동딸

박종희 (지은이)
도서출판 JMG(자료원·메세나·그래그래)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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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꾼 외동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천석꾼 외동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71507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9-11-05

책 소개

시집 <할매의 거칠고도 아름다운 숨소리>를 펴낸 박종희 작가의 장편소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회 진출과 어느 한 가정의 생성과 해체, 그리고 그 가족 구성원들의 소멸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으로, 자전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목차

· 작가의 말 004
· 발 문 324

프롤로그 009
청천벽력 012
첫사랑 022
천석꾼 외동아들 030
천둥 34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들 050
두 번째 갈림길 063
머저리총각 073
첫 경험 087
처녀성 089
서울로 가다 097
돼지꿈 108
스물아홉 번째 그날 115
새 생명 122
인생은 파도를 타고 147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160
애달픈 생명 167
격동의 시절 190
밤낮으로 껴안아주는 남자 204
다이아몬드 징크스 209
재회 213
동심초 225
아집과 욕정 240
집 나간 남자 244
현실 도피가 남긴 것 256
새 세상 264
아들의 연인 269
또 하나의 파란 276
딸의 가출 283
홀로 가슴을 쥐어뜯다 297
딸 앞에 무릎을 꿇고 303
성격과 팔자 313
에필로그 317

저자소개

박종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예천 용궁 출생 시 전문 무크 “시 더하기” 신인문학상 소시집 부문 당선 이호섭 가요학당 경기, 인천 지부장 및 원로회의 의장 역임 현)고문 2015. 6. 시집 『할매의 거칠고도 아름다운 숨소리』 출간 2019. 11. 장편소설 『천석꾼 외동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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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는 차례차례 정애의 옷을 벗겨 나갔다. 속옷이 나타나자 정애는 순간 멈칫했다. 공중목욕탕을 함께 다닌 어머니 외에는 그 어느 누구 앞에서도 속옷을 보이지 않은 그녀였다. 정애의 속옷이 드러나자 그도 멈칫한 것 같았다. 다시 정애는 체념하고 있었다.
아! 정애는 정말 첫 경험 만은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 감미롭게, 애절하게 하고 싶었다. 또 첫 경험은 응당 그렇게 해야만 되는 걸로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언가? 정애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그는 다짜고짜 정애의 속옷을 벗기더니 실전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 그녀 몸의 역사인 생애 첫 경험의 순간이 그렇게 한순간의 일처럼 아무 감흥 없이 끝나고 말았다.
뭐가 이래?
그와의 결혼을 위해서 26년 동안 고이 간직했던 순결을 허용하는 순간 정애는 정말 실망과 망상이 교차하는 순간이 되고 말았다. 고통스러움 외 정애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 일이 끝났나 싶은 느낌과 동시에 정애는 허탈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 다음 정애는 요때기 위에 드러누워 그와 일을 벌였던 자리 밑을 정신없이 살펴댔다. 평소에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그 처녀성에 대한 집착 때문에 그 흔적을 찾아볼 셈이었다. 하지만 정애가 첫 경험을 했던 그 자리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언젠가 수희가 병두와 첫 경험을 했을 때 아무런 흔적이 없다고 병두가 수희의 숫처녀를 의심했다고 들었다. 정애가 알고 있는 수희는 정말 진정 그녀도 병두와의 첫 경험임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자리 밑에 흔적에 대해 시선이 쏠렸다.
“과연 나는?”
하며 그녀는 자부심을 가지고 요때기 위를 살폈다. 하지만 정애 역시 아무 흔적이 없었다. 그렇게 거룩한 첫 경험은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처녀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 자신은 그야 말로 그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다 큰 실망을 하고 말았는데, 그는 그런 것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표정이었다.
?정애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엄습해 오는 묘한 기분에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과연 이게 내가 그리도 동경해오던 그 거룩한 첫 경험인가?”
실망은 컸지만 그래도 오늘은 제2의 인생을 줄긋는 날이었다. 집에 와서도 정애는 그 처녀성에 대한 실망 때문에 잠도 못 이루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다. 좋든 싫든 그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만 스물여섯 시골 처녀 정애의 머릿속을 꽉 채워주는 것 같았다.
- [ 본문 <첫 경험>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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