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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849490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3-12-14
책 소개
목차
1부/ 자신 있는 일에
새벽 08
메스 12
샐비어 17
집독 21
촛불 25
연鳶 29
길路 34
문門 38
죄罪 43
술酒 48
삼재三災 53
2부/ 혼신의 힘으로
정情 60
재회 65
분노 70
물폭탄 74
비雨 78
돈錢 84
눈雪 89
갑甲 93
을乙 98
굿㖌 102
점點 107
혼魂 112
3부/ 끝까지 도전
한恨 120
샘井 126
문신 130
미투 134
향香 138
꽃化 143
화단 147
감봉 151
장莊 155
이별 158
간肝 162
테스형 168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주 뒤면 나는 폐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고 어쩌면 병원을 정리하여 대부분의 직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이별의 순간을 직감하였다.초라해질 병원의 모습도 떠올라 무척 괴로웠다. 열심히 나를 도와주었던 모든 직원들이 한없이 고맙기도 하고 충분히 보답을 못해드린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였다.(중략)
담당 의사선생님을 만났는데 암이 의심되었던 병변이 직전에 촬영한 CT스캔에서 현저히 줄어들어 암이 아니고 국한성폐렴으로 판단되어 수술할 필요도 없고, 3개월 뒤 CT를 재촬영하여 경과관찰을 해보시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다. 다시 살아난 것이다. 꿈만 같았다.직원들과 재회할 길이 트인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니 전 직원들이 엄청 반겨주었다. 몇몇 직원들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반색하였다. 극과 극을 달린 이별과 재회의 길은 하늘이 만들어 준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느꼈다.
- <재회> 중에서
내가 돌보던 환자가 병원에서 운명하면 나는 꼭 문상을 간다. 때로는 환자 가족들이 문상 온 나를 원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고맙게 생각한다.
가망이 없는 환자를 앰뷸런스를 이용하여 댁으로 모신 적은 인턴 때 두세 번 있었지만, 화장터를 거쳐 묘지까지 모신 것은 처음이다.
그날도 비가 쏟아졌고, 천둥번개도 요란하였다. 하늘이 분노한 것 같기도 하고 하늘로 간 환자분의 눈물 같기도 하였다.
- <비雨> 중에서
어머니께서 나의 양측 겨드랑이에 점(點) 두 개를 만들어 주셨다. 어려서 모진 병마에 시달리던 나 때문에 걱정하시던 어머니께서 는 용하다는 장님 점쟁이에게서 몸에 검은 점이 있어야 흰 점이 생기지 않게 된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하면 병이라는 악마가 다시는 얼씬도 못할 것이라며 내 몸에 조그만 흑점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손수 진한 먹물을 내 겨드랑이에 바르시고는 가는 바늘로 찔러 일종의 문신을 만드셨다. 눈물이 찔끔찔끔 나도록 아팠지만 나는 꾹 참았다. 자식의 건강을 기원하며 조심스레 바늘로 겨드랑이를 찌르
면서도 연신 눈물을 닦으시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너무 무겁게 하였다.
- <점點>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