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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7903772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1-08-15
책 소개
목차
슈트 입고 조리 신고 7
새로운 지구엔 기필코 내가 19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은 없다 34
시계와 나룻배 47
바람의 비밀 66
그날 84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102
소문 119
두려움과 이별할 시간 135
작가의 말 152
리뷰
책속에서
“라희가 너 좋아해. 사귀고 싶대. 나한테 너랑 이어 달라고 부탁했어.”
강우는 놀라지 않았다. 길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
“난 싫은데.”
강우가 단칼에 잘라 말해서 당황했다. 그러면서도 무슨 심보인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난 네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라고 내 마음은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정색을 하면서 대꾸했다.
“야, 넌 그런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니”
강우가 말했다.
“박쩡, 좀 전에 토론 수업에서 네가 한 말 생각 안 나”
“뭐, 반쪽이 얘기? 무슨 말”
“네가 그랬잖아. 부잣집 딸은 반쪽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자기가 원한 것도 아닌데 왜 아버지 때문에 결혼해야 되냐고. 나도 그래. 난 라희랑 사귀고 싶지 않아. 나도 내 생각이 있어. 내가 왜 라희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해”
오, 이거 맞는 얘기다. 딱풀을 붙인 것처럼 내 입이 딱 붙어 버렸다. 할 말 없다. 강우 말이 백번 옳다. 옳은 것은 즐겁다. 하지만 딱풀 미션은 어쩐담……
고민하고 있는데 강우가 분명하게 말했다.
“너랑 나랑 사귀자.”
그 말이 에코처럼 울렸다. 잘못 들었나 싶었다.
“조강우 너, 지금 뭐랬어? 난 라희한테 부탁을 받았다고.”
“박쩡 그건 네 사정이잖아.”
“라희가 널 좋아한대.”
“그건 최라희 사정이고.”
“라희가 너 좋아한다고 친구들 앞에서 말했어. 그런데 너랑 나랑 사귀면 내가 뭐가 돼”
강우가 기막히다는 듯 혀를 찼다.
“중요한 건 내 의견 아니니”
강우가 내 얼굴을 보고, 내 눈을 보면서 말했다.
“난 박지영하고 사귀고 싶어.”
쏴…… 눈앞에서 헤어드라이어 같은 뜨거운 바람이 불었다. 쿵쿵쿵쿵 킹콩이 마음 밭을 마구 뛰어다녔다. 후끈후끈 얼굴과 손발에서 열이 났다. 놀랍고 혼란스럽다. 라희는…… 라희는 어떡하지? 나를 잡아먹으려고 들 텐데……. 그러면서도 자꾸만 입이 벌어졌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자꾸만 실실 웃음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