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182810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3-11-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천재 연기자들의 시간 9
오드리 헵번의 진실한 시간 59
마에스트로의 시간 95
에필로그 132
리뷰
책속에서
“어서 와라.”
“아, 안녕…… 하세요?”
상점 주인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인하는 평소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었다.
“시간이 필요한 거로구나.”
인하는 카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시간’이라는 말을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시, 시간이요? 전 시계 배터리를…….”
“여기 있는 시계들은 모두 배터리가 없단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럼 시계가 어떻게 돌아가죠?”
“또 다른 에너지가 있지. 아무튼 그건 그렇고 네게 필요한 시간을 골라 봐.”
카이는 다짜고짜 인하에게 여러 구슬이 들어 있는 유리 장식장을 열어 보였다. 노랑, 파랑, 빨강 세 가지 색 구슬들이 반짝이며 보석처럼 빛을 냈다. 특히 빨간색 구슬은 먹음직스런 사과처럼 매혹적이기까지 했다.
구슬들엔 저마다 이름이 있었다.
화가 피카소의 시간, 마에스트로 마라얀의 시간, 천재 연기자들의 시간, 오드리……. 처음에 인하는 카이의 말과 행동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 가면서 카이에게는 악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단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이 구슬들은 다 뭐죠”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이 담긴 구슬이지.”
“능력이 담긴 구슬이라고요”
카이의 말이 여전히 황당하게 들리기는 했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는 전혀 어색함이나 흔들림이 없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인하는 일단 카이의 말을 따라 보기로 했다.
“색깔별로 시간이 다르니 참고하렴. 노란 구슬은 한 시간을, 파란 구슬은 하루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빨간 구슬은 너의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서 골라야 할 거야.”
‘인생을 바꾸다니, 그게 말이 되나?’
새빨갛게 반짝이는 구슬 하나가 계속 인하의 시야에 걸렸다.
‘천재 연기자들의 시간’
‘연기’라는 단어가 인하의 마음을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카이도 인하의 이런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음, 그 구슬은 좀 고민해 봐라. 방금 말했듯이 빨간 구슬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