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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88343737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8-30
책 소개
목차
서문
오슬로에서 온 남자
사이코패스
치정
고발자들
리뷰|‘알고 싶어요’와 ‘알 수 없어요’ 그 사이의 세계 – 손원정(연극연출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자1 스무 살 때까지 꿈을 꿨어요. 어머니가 저를 찾아오는 꿈. 그 먼 나라까지 저를 찾으러 오는 꿈.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었기에 저 자신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똑같은 꿈을 꾸고 또 꾸고, 또 꾸고……. 그러다가 제가 어머니를 찾으러 가는 꿈을 꾸고 나서 생각했어요. 이건 가능한 일일 거야. 그렇지만 몸이 쉽게 움직이질 않았어요. 그때까지 저는 양부모님이 저를 버리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아니, 두 분은 전혀 그럴 분들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일어나지 않는 일을 불안해하는 게 나이 들 때까지 저의 일상이었어요.
여자1 글로리아 어머니―.
여자2 널 찾다가, 찾다가 어느 세월 내 인생도 여기까지 왔다. 너를 버린 게 아니야. 내가 버린 게 아니야. 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 있겠니. 한국에 이런 아버지가 있단다. 그 아버지는 22년 전에 중학생이던 딸을 잃어버렸어. 아버지는 딸을 찾다가 기다리다 기다리다, 트럭에 전단을 싣고 전국을 다녔단다. 큰 거리마다, 고속도로 입구마다 출구마다 현수막을 걸고. 내 딸을 찾아주십시오. 내 딸을 보지 못했나요? 한때 사라지는 것 같았다가, 그래서 사람들이 잊고 있다가, 또다시 서울 어느 거리에 내 딸을 못 보셨습니까. 다리를 절고 허리를 못 쓰는 노인네가 되었어도, 내 딸을 찾아주십시오. 그렇게 20년이 넘게 현수막을 걸었지. 그 현수막을 볼 때면 내가, 내 마음이 부끄러워서, 무기력한 내가 미워서 그만 죽고 싶었다.
「오슬로에서 온 남자」에서
명보 참 이상하다. 어떻게, 어떻게 나를 용서할 수가 있죠?
자애 씨 내가 살기 위해서. 밤에는 잠들고, 아침에 깨기 위해서요.
명보 용서한다구요……, 무조건?
자애 씨 그러니까 한번만 얘기해줘요. 왜 그 애를 그렇게 했는지, 그렇게 그 애가 미웠는지, 그 애가 무얼 잘못했는지.
명보 잘못하다니요, 밉다니요.
자애 씨 그럼 그 앨 왜 그렇게 했죠?
명보 그 얘길 들으면 날 용서할 수가 없을 거예요.
자애 씨 전 이미 용서했어요.
명보 더 이상 밤에 잠들 수 없고 아침에 깰 수 없을 거예요.
자애 씨 얘기하세요.
명보 ……다 들으실 수 있을는지 몰라. 그럼…… 제목, 푸른 수염 이야기, 투.
「사이코패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