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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8352302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페이퍼 맨
이발소 의자
고체의 논리학
오래된 별
터널과 로켓
모기 죽이기
목성에게 고리는
물고기 함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지원을 괴롭힌 무리를 잘 알고 있었고, 어쩌면 그 때문에 지원이 창문턱에서 발을 뗄 용기를 냈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사람들은 그 무리가 얼마나 잔혹한지, 계산적인지 쉽게 잊었다. 단지 그들을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욕할 뿐이었다. 그 미치광이들이 곧 옷을 갈아입고 사회 곳곳에 투입된다는 사실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 도시 하나를 통째로 없애버리기 전까지는 모른 척할 속셈인 듯했다. 그러니까 시간이 흘러 ‘불장난’이 ‘테러’가 되면 모를까, 그때까지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모든 것을 시대의 잘못으로 돌릴 것이다. 실제로 누구의 잘못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 페이퍼 맨
윤자의 소식은 여러 곳에서 들려왔다. 누군가는 산악인이 되어 1년에 절반은 산에 있다고 했고, 누군가는 시인이 되기 위해 절에 들어갔다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윤자가 여의도에서 유명한 펀드매니저가 되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했다. 어느 쪽이든 납득이 갔다. 그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었다. 때때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 모든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반면에 어느 한 자리도 자기 것이 아닌 사람도 있다. - 이발소 의자
어쩌면 그들에게 벌레의 등장은 새로운 대화의 주제로서 반가운 일인지도 몰랐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궁극적으로 단 두 가지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산다. 젊었을 적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살 것인가를 골몰하고, 나이가 들면 어떻게 하면 잘 죽을 것인가에 골몰한다. 그리고 평생 이 두 길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죽는다. 이들은 현재 후자의 길로 접어든 상태였고,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 때까지 오로지 병과 죽음에 대한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무언가 대항할 적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 고체의 논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