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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미학/예술이론
· ISBN : 9791188509614
· 쪽수 : 223쪽
· 출판일 : 2022-10-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장 이끄는 말
제2장 한나라의 옛 글씨로 돌아가자
- 캉유웨이: 서예와 미학적 전환
제3장 조선의 예술은 인류의 비극을 담는다
- 야나기 무네요시: 민예의 발견
제4장 너희는 탑의 힘참을 보았는가
- 고유섭: 한국 현대미학의 탄생
제5장 나가는 말
연보
인용서목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 때는 한국미를 ‘어른 같은 아해(아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다. 무슨 소리인지, 누가 말했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그렇게 외웠다. 한술 더 뜨자면 ‘구수한 큰 맛’도 있었다. 그러나 고유섭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지금은 서산의 삼존마애불을 말할 때 ‘백제의 미소’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어른 같은 아해’는 모른다. 탑을 연구하여 백제탑, 신라탑, 통일신라탑 등을 지붕돌로 양식사적으로 구분하면서도 고유섭의 외로운 길을 모른다. 비애의 미를 넘어서 탑의 기백을 말한 그를 모른다. 나아가 감은사지를 찾고 대왕암을 바라보면서도 이견대에 올라 그의 한글 시를 읽지 않는다.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한문 시 틈에 살포시 자리 잡고 있는 고유섭의 시가 왜 거기 붙어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 머리말
참으로 어렵다. 빨라도 안 되고, 느려도 안 된다. 멈출 때 멈출 줄 모르고 빠르기만 해도 안 되고, 느려터져 뭉기고 있어서도 안 된다. 「서보」는 머무름을 ‘엄류淹留’라는 전문용어로 말한다. 엄류는 충분히 붓을 담가 머무름을 가리킨다. 따라서 빨리 쓸 줄 아는 사람이 머무르는 것이다. 빠름도 날카로우면서 힘이 있게 나감을 뜻하기 위해 ‘경속勁速’이나 ‘경질勁疾’이라는 표현을 쓴다. ‘신속迅速’이라는 표현도 쓰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빠르다고 해서 (굳센) 힘이 빠지면 안 됨을 가리킨다.
종자기가 죽자 백야는 다시는 금을 타지 않았다. 들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글씨도 잘 썼지만 거문고도 잘 타던 채옹은 아궁이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오동나무 소리를 찾아내고, 말의 얼굴만 보아도 명마를 찾아내는 손양은 마구간에 엎드린 명마를 찾아낸다. 그들의 감식안은 틀린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손과정은 글씨와 그것에 대한 평가에 수준이 있음을 전제한다. 글씨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그 사람의 인격과 미적 경지에 따라 나뉜다.
- 제2장 한나라의 옛 글씨로 돌아가자
이것이 블레이크가 목도한 영국 산업혁명 당시의 현실이다. 그는 자선 학교가 없어야 더 좋은 사회임을 잘 알고 있었다. 노자의 말처럼 인의仁義가 사라지니 인의라는 윤리가 생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난과 불행이 동정심과 자비심을 낳는다고 읊는다. 문제의 핵심은 자선charity이 아니라 인간을 상품화시키는 산업사회다. 블레이크가 말하듯 “새에게는 둥지가, 거미에게는 거미줄이, 사람에게는 우정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 제3장 조선의 예술은 인류의 비극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