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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715145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09-09
책 소개
목차
서문 __ 5
말에는 힘이 있다 __ 15
잠시 멈추고 쉬었다 갑시다 __ 19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 __ 22
그렇게 빛나는 사람이 진정한 실력자다 __ 26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두 장면 __ 29
자신감은 당신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__ 32
박항서 감독의 위대한 여정 __ 34
다들 애쓰며 사는 이유 __ 38
공무원 단상 __ 40
내가 다른 사람보다 늦게 가는 이유 __ 43
함께 걸어온 우리 삶의 이야기 __ 48
30년 전에 시작된 우리의 이야기 __ 53
하필이면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를 할 줄이야 __ 58
여주시 교통 정책의 현주소 __ 62
모른다는 것은 아직 알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__ 66
불편한 사무실 __ 69
열정보다 무능력이 더 유리하다고 __ 72
지금도 아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믿는다 __ 76
처음부터 불친절한 공무원은 없다 __ 83
기본만 제대로 지키면 될 일이다 __ 87
인연은 돌고 돌아오는 것이다 __ 90
이쯤 되면 아예 일본에는 가지 말라는 거지 __ 95
비광 이 선생 __ 98
골프가 좋으냐 여행이 좋으냐 __ 100
진짜 사나이 __ 103
이제 그 아파트에는 두 집이 남아 있다 __ 108
대개 문제의 답은 문제 안에 있다 __ 113
지금에 와서 보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__ 116
깜깜이 족구 __ 120
큰아이가 공무원 된 것은 다 내 덕분이다 __ 122
단속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__ 125
착각도 가끔은 쓸 데가 있다 __ 128
공이 없는 사람으로 살라고 __ 130
생각할 때마다 웃음 짓게 되는 이유 __ 135
그게 연륜 아닐까 __ 138
그해 여름은 유난히도 뜨거웠다 __ 143
나의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 중 __ 153
최초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__ 156
문익점과 같은 마음이었을까 __ 159
잘못된 입찰 __ 162
북벌의 칼 가는 소리 __ 164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__ 167
여주 여강길 만들기 __ 171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__ 174
그럼, 그냥 편안하게 둘러보고 가세요 __ 177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관광 안내소 __ 180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대가 __ 183
내 열심은 어떤 향기로 남았을까 __ 189
말 없는 거행 씨 __ 195
중국 흑룡강성에서 온 사람들 __ 198
우리의 삶은 수많은 인과 연으로 얽혀 있다 __ 201
도대체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__ 204
나의 불편한 속내를 그는 어떻게 알아봤을까 __ 210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두는 법이다 __ 213
피해 조사 누락, 어찌할 것인가 __ 218
작은 관심 __ 223
두드리면 열린다 __ 226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__ 229
참 많이 변한 당신, 멋지게 사셨군요 __ 235
반송된 재산세 고지서 __ 239
미안해, 내 이쁜 딸 __ 240
세상에 억지로 되는 일은 없다 __ 243
발자국 눈 __ 246
시간은 기억을 왜곡할 수 있다 __ 248
서른한 살의 나이에 검사를 찾아간 용기 __ 251
엄마가 무서워 __ 256
슬기로운 대처는 그 다음이다 __ 258
이 사람이 정말 __ 260
공무원 생활 1년 만에 사직서를 제출하다 __ 266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__ 271
사람의 인연은 결코 가볍지 않다 __ 279
역사를 배우는 또 다른 방식 __ 281
눈을 감으면 __ 284
절대로 창피한 일 아니다 __ 288
그 시절 편지들은 글자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었다 __ 290
조금은 단단한 걸음으로 걸어가야지 __ 293
내가 베꼈다는 글은 도대체 누가 쓴 글일까 __ 296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__ 299
자신을 구해야 할 사람은 자신뿐이다 __ 304
집 나가면 고생인데 __ 307
엄마의 심부름 __ 310
외삼촌은 어디 가서 그렇게 돌아오지 않았을까 __ 312
고추잠자리 __ 314
《말 없는 거행 씨》 엮으며 고하다 __ 31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문
누구나 그렇듯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되면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는 모양입니다. 서툴렀던 사회 초년생 시절, 아내와의 첫 만남, 아이들과 나눈 애틋한 추억에서부터 삶터에서 혹은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소한 감상과 회고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때로는 아쉽고, 더러는 모자란 기억의 순간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을 다시금 오래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어쩌다 이 글을 읽게 된 분에게는 잠시 쉬어 가는 그늘이 되기를 감히 바랍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삶을 꾸리는 데도 많은 분들 응원과 격려가 필요했듯이, 이 소박한 글들이 책 꼴을 갖추기까지 여러분께 신세를 졌습니다. 고마운 마음 두루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곁을 지켜 주는 아내와 부족함 속에서도 곧게 자라 준 딸과 아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당신들이 있었으므로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2025년 여름
말에는 힘이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하는 사람의 의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진심이 담긴 말은 상대방을 움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의지를 담아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업무 협의를 하거나 민원 상담을 할 때마다 나는 말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대개 일의 방향은 말하는 대로 흘러간다. 그렇기에 옳은 말을 해야 하며, 긍정의 의지를 담아 말해야 한다.
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6공구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할 일이 많았다. 매번 방문 목적을 미리 알리고 회의에 참석했다. 한번은 회의가 끝난 뒤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
“박 주사님은 방문 전에 항상 목적을 알려 주시는데요. 나름대로 준비해서 막상 협의해 보면 결국 박 주사님 그 목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구요.”
나는 단순히 말장난을 하지 않았다. 주제에 맞게 진심을 담아 설득할 뿐이었다. 협상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고려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논리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다. 몇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오가는 협상에서는 특히 그렇다. 방문 목적을 미리 알려 주었음에도 협상 과정에서 상대가 반박하지 못하고 수긍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논리가 타당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부딪힐 때 이기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옳으면 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 그만이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순서와 표현 방식이다. 협상에서는 내가 들어줘야 하는 부분과 내가 요청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공무원으로서 법과 원칙을 따를 때는 여지가 적지만 주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때는 다르다. 특히 요청을 할 때 긍정적인 말과 적절한 표현이 필요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이 중요했다. 팀장과 논의할 때, 전임 팀장은 ‘그런 방법이 있었냐’며 추진해 보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후임 팀장은 ‘그걸 해 주겠냐’며 의심부터 했다. 결과적으로 전임 팀장이 추진한 협상은 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후임 팀장이 추진한 협상은 연이어 실패했다. 문제는 태도와 표현 방식이었다. 요청을 하면서도 확신이 없었고, 상대방도 이를 감지했다. 결국 사업은 무산되었고, 나는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했다.
부정적인 마음과 의심 그리고 주저하고 망설이는 확신 없는 태도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반면,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말은 사람을 설득하고 결과를 바꾼다. 이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진리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마세요.”
어느 드라마 속 주인공이 한 말이다. 이 말은 단순히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싶다는 뜻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알아주기 바라는 욕구가 숨어 있다. 상대가 마음을 닫으려 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그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해야 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고,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때로는 일부러 거리를 두려 하고, 때로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마음을 감추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란 단순한 거리 두기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관심이다. 상대가 정말로 관심을 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무작정 감정을 캐묻거나 억지로 마음의 문을 두드려서는 안 된다.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꾸준하게 관심을 보인다면 상대도 서서히 마음을 열 수 있다.
수많은 갈등 속에서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자신의 어려움을 감추려 하거나 무뚝뚝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오해하고 거리 두기만 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헤아리고, 진심 어린 관심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관계란 오해 속에서 멀어지지만 이해 속에서는 깊어지는 법이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지만 진심 어린 관심과 공감이 있다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러한 관계의 원리는 공직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