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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8862603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9-12-23
책 소개
목차
첫째 날│엄마가 나를 항아리에 넣었어요 … 7
둘째 날│여긴 왜 이리 추운 거야 … 35
셋째 날│우린 냄새로도 충분하답니다 … 65
넷째 날│캣레이디라면 혹 모를까 … 101
다섯째 날│누구든 자기 지옥을 안고 살아가는 거지 … 177
여섯째 날│오늘은 노을이 유독 붉군요 … 209
일곱째 날│어제 그 달은 어디로 갔을까 … 237
그리고 남은 날│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 275
작가의 말│길을 잃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 29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낮달이 떴다. 작고 하얀 낮달은 한낮 햇빛 속을 배회하는 유령처럼 흐리게 보였다. 그는 묘지관리실 앞에 서서 낮달을 무연히 바라보았다. 묘지관리실은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멀리 보이는 숲과 그 위의 작은 구름과 구름 위를 천천히 떠가는 낮달이 한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관리실을 향해 올라오는 기척이 있었지만 그는 달에서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를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가 그를 찾아온 게 언제 적 일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이름을 불린 그는 깊게 주름진 눈을 끔벅이며 생각에 잠겼다. 오랜 세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던 산중 작은 호수에 돌멩이 하나가 던져진 것 같았다. 퐁당, 소리와 함께 잔물이 솟고 이내 물이랑이 메마른 가슴 기슭으로 번져나갔다. 피터는 한동안 침묵한 채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창밖을 보니 그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노을이 시간의 형상인지도 모른다고 피터는 생각했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시간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