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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052140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9-10-15
책 소개
목차
제1부 흐린 날의 물그림자
매듭
지키지 못한 약속
다시는 다시는
뒷모습
마중물
고택
순명
오지 단상
우시장의 추억
남의 논에 물 대기
편견
흐린 날의 물그림자
봄마중
제2부 멈추며 돌아서며
양말 다섯 켤레
웰 다잉
거울 속의 여자
맹꽁이가 맹꽁이에게
멈추며 돌아가며
목련 나무 아래에서
앵두나무 우물가에
자업자득
천사의 날개
도움닫기
단 하루의 출가
결혼의 조건
천국에서 온 혼수
제3부 요행과 확률 사이
나의 하느님, 아버님의 하나님
요행과 확률 사이
오가지 않는 세월
이밥과 고깃국
입장 바꿔 생각하기
청산과 화산, 그리고 빙산
남을 위한 기도를 하게 하소서
내 기막힌 인연에게
내 소중한 큰딸에게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세상의 빛이신 남궁 미경 선생님께
제4부 다시 꾸는 꿈
11시 11분
헛꽃에 반하다
설만 남긴 사람들
타이태닉의 고향을 찾아서
혼자 가는 길
나의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타입캡슐을 열다
다시 꾸는 꿈
척박한 길, 풍요의 땅
내가 나를 속일지라도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중한다는 것은 눈을 맞추고 온몸으로 비비면서 기쁨을 나누어야 하지 않던가. 손을 내밀어도, 가슴을 벌려도 만져지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허탈하고 허망하여 잔뜩 웅크린 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습관처럼 엉덩이를 툭툭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산모퉁이를 지나다 유달리 붉은 진달래 한 무리가 내 시선을 끌었다. 벚나무 아래를 서성거렸듯이 나는 또다시 서성거리다가 진달래 한 송이를 똑 따서 입에 넣었다. 곧 목구멍으로 진달래 빛 붉은 액체가 온몸을 향해 퍼져 나갔다. 평지를 지나고 언덕바지를 향한 뽀얀 흙길에 붉은 눈물이 봄비처럼 후드득 흩날렸다.
<봄마중> 중에서
물이다. 한강. 여울의 눈부심 때문에 쓰다가 구겨버린 연애편지처럼 이내 미간에 내 천자를 그려낸다. 늘 보는 한강이지만 이곳 당산동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실로 오랜만이다. 역 출구를 향해 계단을 내려가다 한강이 보이는 난간에 발걸음을 멈춘다. 멈췄지만 마음은 과거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작고 슬픈 추억의 종이배 하나가 뒤뚱뒤뚱 물결을 타고 떠내려간다.
<다시는 다시는> 중에서
속도감은 떨어져도 정겨움과 여유를 느끼기에는 지방도로가 제격이다. 산은 하늘에 닿을 듯하고 하늘은 다시 계곡에 내려앉은 풍경을 보니 오지에 들어선 듯하다. 봄이면 산 벚꽃과 감자 꽃, 여름이면 메밀꽃, 도라지꽃, 가을이면 단풍이, 겨울이면 눈꽃이라며 말끝을 흐리는 남편의 옆모습에서 얼핏 도시의 상처가 느껴진다.
<오지 단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