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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13026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9-11
책 소개
목차
수필집을 엮으며 2
엄마의 뜰
봄날에 9
엄마의 뜰 19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다 28
아버지께 쓴 편지, 29년 만에 34
아버지의 덕담 39
꽃상여 44
아버지의 밥상 50
올드보이 55
남자의 물건 59
일흔넷 64
동주 아재
동주 아재 73
숨어버린 남자 78
그리움, 꽃가지에 걸어두고 81
나는 왜? 87
은식이 엄마 92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97
입말 도깨비 103
어른 친구 108
나이를 덜어주다 116
참깨를 볶으며
참깨를 볶으며123
저도 좀 먹자고요! 128
~척하다 137
우편집배원 141
위문편지 146
LST 문산호 120 뱃머리에 서서 152
종소리 156
구(鳩) 선생과 좁쌀 한 줌 161
양다리 166
협찬 인생 171
묵은 빚
묵은 빚 179
내 안의 여자 187
짝퉁 193
일단은 해제 198
좋았다 말았다, 좋았다 203
디지털 효도 때문에 208
탈출기 212
한
번은 A+ 217
부탁합니다 222
이름값 227
에필로그 232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가 마련한 집엔 절대로, 눈에 흙이 들어가도 가지 않겠다던 엄마는 “죽어서는 같이 안 있으려 했는데… 배고픈 게 젤루 힘든 줄 알았제. 아니여. 혼자 빈집에 남은 게 젤루 싫더라구. 너거들도 이래 댕기고 하니….” 엄마의 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집으로 훨훨 날아간다. _ 「봄날에」 중에서
내 슬하에 있던 남매가 객지로 나간 지 4년이 지났다. 방학이면 내 곁으로 올 아이들에게 서둘러 오라고 매번 재촉한다. 살갑게 표현하는 남편이 곁에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이 엄습할 때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다.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에서 몇 살 더한 때에 남편을 잃었다. 예순이 안 돼 자식들도 품을 떠나갔으니 강산이 몇 번을 변할 세월을 홀로 지내셨다. 모두 떠나고 엄마는 마당에 꽃을 한가득 심었다. 우리를 대신할 엄마의 자식이라며 위안을 받았다. 친정 마당에 피고 지는 꽃들이 있어 나는 한 발 물러서 있어도 엄마는 고독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아니었다. 엄마는 밤마다 나를 기다린다.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는 딸을. _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다」 중에서
친정에 머문 이튿날부터 방문을 자꾸만 닫는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화를 내셨다. 환자 방에서 냄새가 나면 안 좋은데 왜 자꾸만 방문을 닫느냐, 바깥 공기도 들어가야 좋은 것이 아니냐며 아버지를 설득했지만, 이상하리만치 고집을 부리셨다. 두 분의 실랑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께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퀭한 눈으로 지그시 나를 바라보시며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기침 소리에 너거들 잠 깰까 봐 그랬어.” _ 「아버지께 쓴 편지, 29년 만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