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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82066
· 쪽수 : 112쪽
목차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5 틈새
016 별을 보며
017 하심
018 둠벙
019 청보리밭
020 벽화
021 오후 두 시
022 시인의 유전자
023 그리운 만큼의 거리
024 송씨 아저씨
026 봄의 공화국 1
027 봄의 공화국 2
028 겨울밤
____ 제2부
033 갈대숲 속 작은 집
035 여자도에서
036 제비꽃
037 지상의 별
039 발이 넓어서
041 동주를 생각함
043 롤러코스터
044 등
046 단면
047 꼬막
048 푸른 말똥의 시인을 생각하다 1
049 푸른 말똥의 시인을 생각하다 2
051 청산도 백씨
052 가시
____ 제3부
057 보림사 목어
058 탱자나무 숲
059 비렁길에서 바다를 보다
061 웃음도 짠맛이 난다
062 포옹
063 풍경
065 숲 속의 노래
066 칼 가라아-
067 등뼈
068 슬픔에 대하여
070 상상의 밤
____ 제4부
075 알래스카 사진사
077 오종오종하다
079 회포동터미널에서
081 새들도 똥을 누는구나
082 아침의 풍장
084 혀에도 꽃이 피다
086 바람의 귀
087 나무의 방향성
088 구름의 연애
090 어쩌다 악수
091 평행선
092 소심한 복수
094 고요를 훔치다
097 해설 | 삶의 성찰·인간애·생명의식 | 허형만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의 유전자
비 갠 아침을 지나
휘돌아가는 동천 강물 같은
시詩의 피가 흐른다면
펄떡이는 혈맥에 언어의 피라미 떼는
발가락 마디마디 종점까지
핏줄 따라 놀러 다니겠다
밤마다
가슴에 덜컥 걸리는 언어들
엄지손톱 밑을 찌르며
시커멓게 죽은 문장의 피를 짜낸다
어둠의 양수 속으로 미끄러지는
w93329207 소행성들
시詩의 날은 무디어져
자꾸만 무디어져
내 볼기를 무참하게 만드는
시의 피여
시인의 길에서 철버덕거리는 피여
가시
오래전 집들이 가는 길
길을 지나다 작은 선인장 화분을 봤지
이천 원짜리 두 개 골라
하나는 친구에게,
하나는 내가 가져왔지
선인장은 쑥쑥 자랐어
몸통은 굵어지고
베란다 햇볕 잘 드는 자리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거지
볼 때마다 흐뭇했어
어느 날인가
나는
가시를 잃어버렸어
사는 재미에 관록도 붙고
음흉한 상상으로 열기구에도 올라타고
창공을 오를 때도 있었지
이리저리 부는 바람에 쏠려다니고
세상살이 시달려 보니
이젠 부러지고 뭉툭해졌어
가시는 찌르라고 있지
가시가 다시 돋아나면 좋겠어
마음 깊은 데를 찌를 수 있는
무릎을 꿇고
뾰족한 새파란 가시가 번뜩거리길
기다려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