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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385125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열여덟, 세뱃돈, 핫트랙스
1장 / 일기 쓰는 인간
일기 쓰는 밤
일기 수거하는 밤
적고 싶은 이름이 생긴다는 건
그곳은 얼마간 나의 집이었다
일기장의 새로운 규칙
2장 /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쓰여 있지
어른의 계산법
모든 여름의 일기
좋아하는 일의 심보
이 악물고 감사일기
취향의 있고 없음에 대하여
침묵을 세어 봅니다
3장 / 당신의 이름이 있는 페이지
주인공이 되고 싶어
오래된 식탁에서의 대화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조용한 애정
사라지고 싶어
나의 작은 이웃, 량량
Take Care of This Love
4장 / 그럴 거면 일기를 쓰지
거짓 없는 마음으로 좋아하게 됐습니다
일기가 아닌 소설을 쓰세요
나의 공유 일기장
나의 일기 선생, 버지니아 울프
선이, 은희, 미소의 일기장
바야흐로 일기 시대를 꿈꾸며
5장 / 우리가 서로의 일기를 읽을 수 있다면
첫 번째 십년일기장을 덮으며
슬픔을 말하는 연습
헬무트 할아버지의 일기장
엄마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가 서로의 일기를 읽을 수 있다면
남은 이야기) 2019년 10월 16일, 혜은 ? 이미화
에필로그) 서른하나, 후일담, 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써 온 첫 십년일기장에는 나뿐만 아니라 그 시절 친구들의 몇몇 날들도 살뜰히 기록되어 있는지라, 종종 과거의 기억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 누군가는 꼭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야 됐고, 그냥 혜은이 일기장 보면 돼."
나의 열여덟은 K로, 스물은 C로 요약할 수 있다. 나머지 20대 절반은 온통 J로 가득하다. 타인의 이름으로 나의 한 시절이 설명된다는 건 꽤나 섬뜩한 일이다. 모든 마음이 다하고 난 뒤 마주하는 그 이름들은 아무리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재 같다.
가장 시답지 않은 것들이 가장 절박한 순간의 나를 구해 준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을 때에도 내 목소리만은 들을 수밖에 없게, 하루가 뭐 이따위인지 울컥 화가 치밀 때에도 그것을 기록할 수밖에 없게 말이다. 삶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도 나지만 그런 나를 붙잡아 삶 속으로 떠미는 것도 나였다. 취향이 그걸 가능케 했다. 노래했던 나, 일기 쓰는 내가.
세상은 비싸고, 좋아했던 것들은 모두 사라지지만* 노래와 일기는 언제까지나 걱정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