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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속도로 사랑하는

엄청난 속도로 사랑하는

고민형 (지은이)
아침달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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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속도로 사랑하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엄청난 속도로 사랑하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67043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2-05-31

책 소개

아침달 시집 24권. 고민형 시인은 《베개》, 《펄프》 등 독립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해온 신인이다. 총 47편의 시가 담긴 그의 시집은 근현대 사회 속 여러 문물과 인간상이 빚어내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목차

1부: 당신은 왜 나를 떠나지 않습니까
모름 모름 모름
초키의 연료
종말론자
테라피
젊은 신부
중국 싫어하는 아이
항의
질문

2부: 재현할 방법 없음
아픈 게 아니라면 개구리는 운다
소원
전통적인 우정
아프리카 사람들은 착해
새와
혼령
물고기가 되는 길
오 분
구름을 나는
이불 장수
아기 취급
오버 더 레인보우
트럭
점 선 면
돌아와 마린다

3부: 내가 말하지 않은 모든 것
향기
아파트
완벽한 아침
프랑스어
지구 한 바퀴
외출
베개 아래
우파루파
전염병

와인 창고
피스톨
나쁜 감정 없음
탈출

4부: 네가 찾고 있던 게 이게 아니라도
살구나무 비행기
도로교통법
명예의 전당
개 그림
결혼식
스톤 에이지
미야오옹
고대 신
관광안내서
미국의 왕

부록
상담가의 신비한 수정 구슬
키스하지 않으면 하차하겠습니다
플라스틱 뚜껑

저자소개

고민형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9년 독립문예지 《베개》, 《무명》, 《펄프》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엄청난 속도로 사랑하는』(2022, 아침달)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당신들은 아무것도 모름. 세 살 아이처럼 모름. 우리 아버지처럼 모름. 친한 친구처럼 같은 집 같은 담벼락에 매일 노상 방뇨하는 사람처럼 썩은 과일을 골라내 저렴한 가격을 매기는 점원처럼 자기가 떠메고 가는 이가 누구인지 모르는 불어난 강물처럼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키워낸 키워낸 우리 엄마처럼 총알처럼 폭탄의 파편처럼 누구를 죽이고 살리는지 모르고. 제 갈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피뢰침에 꽂히고 마는 번개처럼. 시체처럼 근육의 경련처럼. 나에게 꽃을 던지는 사람들 손뼉을 치는 사람들 침을 뱉는 사람들 내보낸 것이 포물선을 그리며 도착함. 이게 뭐임. 이거 왜 주는 거임. 알 리 없음. 모름. 어깨에 자꾸 부딪힘. 이 시간 지하철, 버스. 부딪히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음. 아래위로 좌우로 흔들림. 솟아오름. 떠밀림. 모름. 모름.
―「모름 모름 모름」 전문


신부님은 특정한 수도회에 소속되어 있었다. 거기서 그는 한 번도 신부였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신부님은 그가 믿는 종교와 의식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신부님은 올바르게 교육된 복사들, 그러니까 마을에서 가장 엄격한 집안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는 성경도 처음 읽는 것 같았다. 그는 성경의 몇 구절에 진심으로 탄복했고 우리에게 집으로 돌아가 성경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젊은 신부」 부분


그는 평소보다 말이 없는 대신 맥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우리는 전통에 따라 위로를 원하는 사람에게 숫자를 하나씩 더해가며 맥주를 사주었다. 빌이 한 번에 다섯 잔을 주문해 거의 다 비워냈을 때 우리는 또 한 가지 전통을 떠올렸다. 우리 중 누군가 정신을 잃는다면 16번가 주택지 중 하나에 버려두고 떠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두 번, 빌은 한 번, 잭은 세 번 넘게 버려졌다. 우리는 빌을 적재함에 실었다. 잭이 운전대를 잡았다. 잭은 차를 천천히 몰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우정」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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