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078248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사용 설명서
최주연 다른 주말 풍경 / 지도에 없는 길
이기현 : 유실물 / 월동지
나희덕 : 바람의 음악 / 소리풍경
고민형 : 인디언 밥 / 나무와 나무 사이를 바람처럼
김소연 : 되도록이면 / 당신이 읽었으면 한다
윤은성 : 명의변경 / 우리의 물이 우리를
안미린 : 얼음 열쇠 / 유리 열쇠
조시현 : 요거트 조거트 씨의 상자 / 스완송
김나연 : AIRPLANE HURRICANE / 윈터 워커
김민식 : 소년 멋져 소년 착해의 늪 / 글루타치온은 입천장에 붙여 천천히 녹여 드세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알람 소리는
물이 끓어오르는 소리로 해두었고
사람들 어깨 사이에
끼어서 가는 아침부터
사람들의 풀린 신발 끈
발견하는 일에만 몰두한 채
되돌아오는 저녁까지
이어폰은 빼지 않을 테지만
첫눈에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음표처럼 보이지
보이기 전에 들리지
―최주연 시, 「다른 주말 풍경」 중에서
그 사람과 오랫동안 걸었다
내 눈동자에 찍히는 발자국이 무력했다
밥을 주고 쓰다듬어주어도
길고양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시를 쓰냐고 묻는 사람에게
요새는 꿈에서만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어느 한 시절이 월동지가 되기도 했다
숨소리가 십자가를 긋는 곳
추운 잠에서 깨어나면
무언가 썼다는 온기만 남았다
―이기현 시, 「월동지」 중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만든 아이올리안 하프를
콩코드 박물관에서 보았다
풍명금이라고도 불리는 이 하프는
나무로 된 기다란 울림통에
세 개의 현과 튜너가 달려 있다
바람만이 연주할 수 있는 이 하프에서는 어떤 소리가 날까
가만히 눈을 감으니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창가에 놓인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나희덕 시, 「바람의 음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