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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89632076
· 쪽수 : 194쪽
· 출판일 : 2025-02-24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당신에게로 ‘강릉김씨의 그리움’
기다림 속에서
변치 않는 사랑
당신은 저 멀리로
깊어 가는 마음의 병
곱디고운 비단신
마침내 당신 곁으로
송담에 사노라네 ‘송남수의 효성’
아침 문안 인사
평화로운 일상
우연한 방문객들
하늘도 감동한 효자
피운암에서의 하룻밤
시로 남은 어제 이야기
금암집으로 남은 당신 ‘여흥민씨의 사랑’
금암집으로 남은 당신
비 오는 날의 그리움
아름다운 밤
마침내 찾아온 이별
사랑하는 그대에게
새로운 세상을 꿈꾼 시인 ‘송희갑의 꿈’
봄바람에 꽃잎 떨어지고
서러움을 타고 난 아이
댓잎에 맺힌 눈물
새로운 세상을 찾아서
할 수 있다는 믿음
예상치 않은 제안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전에
어머니를 뵈러 고향으로
꽃비 내리는 날
네 가지 벗과 함께 ‘송국택의 의리’
동지전에 소신을 담아
풍문으로만 듣던 그 위인
변치 않는 의리
경이직내 의이방외
사우당에 담긴 뜻
소화동천의 위로
묘비에 새긴 간절함 ‘송준길의 정성’
예학의 시대
우락재의 벗들
지극한 효성으로
묘역에서의 다짐
예를 남기다
사한리 마지막 선비 ‘송병화의 지조’
광영지에 담긴 뜻
삼월 삼짇날의 시강회
오로지 학문에 뜻을 두고
치욕을 잊지 않으려
초상화를 남기다
오적당의 스승님
부록
관련 자료
참고 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언제나 그대 만날 날만을 꿈꾸었답니다. 저 비단 신을 신고 당신에게로 갈 그날을. 끝도 없이 이어지던 어둠이었는데, 아득한 세월을 견디고 또 견디며 기다려온 나날들이었는데, 꿈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났지요. 겨우내 차갑기만 하던 바람이 누그러진 어느 날이었던가요. 산자락 가득 아지랑이 피어나며 가지마다 새싹 돋아나던 날. 햇살은 부드러운 금빛을 품고 봉분 위로 따뜻하게 내려앉고 언 땅은 느리게 숨을 쉬며 뿌리 깊은 곳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그날. 사백 하고도 팔십여 년. 그 하세월 어느 한순간이라도 잊은 적 없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던 날이 우리에게도 와 주었던가요? 지난 시간을 생각하니 그저 아득해집니다.
당신은 다시 한번 웃음 지어 보였지요. 아, 이 한없이 따뜻하기만한 미소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금방 오리라 기약은 했지만 여기 회덕에서 안악까지 그 먼 거리를 어찌 자주 오갈 수 있을까요? 나는 애써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신 앞에서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되니까요. 하인들이 마지막 남은 물건들을 마차에 올렸고, 당신을 태운 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점점 멀어지는 당신을 가늘게 떨리는 손끝을 꽉 쥔 채 마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행과 함께 점점 멀어져가는 당신을 바라보며 그 멀고도 먼 길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만났습니다.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날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당신은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손을 내밀었지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오.”
그 순간, 내 안에 있던 모든 회한들이 사라졌습니다. 손을 내밀어 당신의 손을 맞잡는 순간, 그 긴 세월의 어둠도, 고독도, 그리움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오직, 당신과 내가 함께 있다는 것. 이제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그것뿐이었습니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비단신 꺼내 신고 나들이하기 안성맞춤인, 당신 손길처럼 따뜻한 봄바람이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