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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958527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3-11-15
책 소개
목차
머리글…4
제1부
축적의 시간…10
어쩌다 배우……16
관계자……21
만만디……26
욕심……30
중국인의 속마음……36
머리와 가슴 사이……42
제2부
눈 발자국……48
갓난 아기에게 말을 건네듯이……52
야단맞아 술맛 좋은 날……57
억새는 그냥 누워 있었다……63
봄의 전령……67
재건축……72
제3부
아바타……78
당신과는 결별이에요……82
환승역 길목에서……87
누가 누구에게……91
되돌아갈 수 없는 길……95
특별한 나의 세상……100
제4부
진짜 세상……106
별장……111
물김치……115
로또……120
드라이브……125
돈맛……129
겁쟁이……133
가족……138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143
제5부
그는 누구인가?……150
도로아미타불……157
서울이 안 춥다……162
오토바이의 뒷모습……167
그날 이후……171
문철론
머묾의 시간 속으로 | 김종완……178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발음이 좋지 않은 데다 경상도 사투리까지 쓴다. 게다가 키는 작달막하고 배는 툭 튀어나온 모습으로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팔자걸음이요, 소갈머리가 없고 주름살 대왕에다가 거북목까지 가졌으니 배우로서는 최악의 조건이다. 연극 경험이 없어 어리벙벙한 데다 대사는 왜 그리 외우기가 힘든지 틀리기 일쑤여서 동료들에게 눈치도 보였다. 연습하는 내내 나로 인해 난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려 얼음처럼 굳어버린 내 모습, 당황하는 동료들의 표정 그리고 황당해하는 관객들의 한숨 소리 등을 상상하면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어쩌다 배우」)
역시 연극은 재미있었다. 남의 인생에 빠져보는 즐거움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희곡 속 배역을 건성으로 흉내나 내다가 마침내 배역에 빠져서 웃고 춤추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벅찬 감동이었다. (「어쩌다 배우」)
일단 시작하고 보니 포기하고 도망갈 수가 없었다. 나 하나 빠지면 그 피해는 함께하는 모든 동료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니까. 나로 인해 자칫 무대에 올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동료들이 흘린 땀이 훤히 보이는데 이를 가벼이 볼 수는 없었다. (「어쩌다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