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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9053928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6-03-06
책 소개
목차
1부 사막
눈부신 빛 13
짐마차 21
티끌로 터를 삼고 25
치나는 이름이 아니야 30
모든 것이 제2의 피부처럼 나를 감싸 줬어 35
대영 제국 아래서 39
네 마리 용이 내 팜파와 한데 뒤섞여 46
카라카라의 밥이 되어 51
생각에 잠겨 똥통에 빠지고 말았어 55
도깨비불은 뼈에서 나오는 빛이야 61
저를 치유해 주시는군요, 세뇨라 뗑끼우 63
있는 힘을 다해 72
스콘을 곁들여 먹고 마시기 76
영국의 과학 84
공중에 뜬 채 91
우리는 한 마리 한 마리 동물들한테 낙인을 찍었어 98
고아의 운명 105
나는 다리를 불태웠어 114
붓을 든 예언자 121
2부 요새
화려한 한 팀 129
흙먼지가 제자리에 꼼짝 않고 멈춘 것처럼 보일 수 있어 132
아아, 마이 달링, 들어와요, 들어오세요 135
색깔은 사물에서 분리돼 떠다녔어 138
나는 절정에 이르렀어 144
뒤엉킨 다리들 149
땅딸막하고 피부가 가무잡잡한 합스부르크 왕족들처럼 166
밧줄 채찍과 가죽 채찍 174
자기를 작가라고 믿은 그 이상한 가우초 182
펀치와 위스키 192
이 망할 치나 201
대령이여, 안녕 207
3부 내륙 깊숙한 곳
거품처럼 반짝였어 217
은하수가 리즈의 손에서 시작되거나 끝나는 것처럼 221
땅이 개골개골 울어 댔어 224
불규칙한 비행 227
대개 벌거벗었고 아름다웠어 230
아 내 인생의 치니타 248
부족한 건 무기야 269
섬에서는 빛이 두 배로 반짝여 274
나무를 관조하는 시간 280
우리를 봐야 해 288
감사 인사 293
역자의 말 295
리뷰
책속에서
그것은 눈부신 빛이었지. 강아지는 거기 남은 몇 안 되는 개들의 상처 입은 먼지투성이 발 사이로 신나게 뛰어다녔어. 가난은 균열을 부추기고, 깊이 파고들지. 가난은 제 피조물들의 피부를 휑한 바람으로 서서히 할퀴고, 말라비틀어진 가죽으로 만들고, 갈라지게 하고, 원치 않는 모양으로 망가트리기도 해. 하지만 그 강아지는 아직 괜찮았어. 강아지는 살아 있다는 기쁨을, 가난이라는 불투명한 슬픔이 채 닿지 않은 빛을 내뿜었지. 난 말이야, 가난에 대한 인식이 다른 어떤 생각보다 부족하다고 확신해. ― 눈부신 빛
한낱 노새보다도 예의 없고 강아지보다 더 버릇없는 나를. 여자는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뜨거운 음료가 담긴 찻잔을 건네며 “티tea.”라고 말했어. 내가 그 단어를 모를 거라고 짐작하는 말투였는데, 그 짐작이 맞았어. 여자가 내게 ‘티’라고 했을 때, 그 말은 스페인어로 “아띠a ti(너에게)”나 “빠라 띠para ti(너를 위한)”처럼 들렸지. 영어로는 일상어일 뿐인 그 말이, 어쩌면 나의 모국어일지도 모르는 언어로 여자가 건넨 첫 마디였어. ― 눈부신 빛
리즈한테 기대 누운 에스트레야를 꼭 껴안았고, 갓 몸을 씻은 둘한테서 나는 꽃향기 속으로 빠져들었어. 라벤더 향이 나는 시트로 몸을 감쌌지. 그 향이 뭔지는 훨씬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 그날 밤에 나를 품어 준 시트의 감촉은 라벤더 향만큼 특별한 거였어. 아주 거칠게 말하면, 내 남은 평생의 모든 밤에도 그런 천이 나를 지켜 줄 것이라 여겼지. 그 향기로운 시트 사이에서 아릿하고도 부드러운 리즈의 숨결을 느꼈어. 그냥 거기 있으면서 그 숨결에 파묻히고 싶었지만 방법은 나도 몰랐지. 그저 향기, 이불, 개, 빨간 머리, 엽총 사이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잠을 잤어. ― 치나는 이름이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