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95894224
· 쪽수 : 708쪽
· 출판일 : 2014-02-03
책 소개
목차
서막 : 폐허 1986 11
1막 : 전쟁의 시간 1929-1985 29
세 여인
이리나 니콜라예브나 수다예바
제니퍼 무어
에바 할라슈
생존투쟁
국가의 부
상호공멸 보장
2막 : 돌연변이 1985-1991 253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3막 : 인간의 본질 1991-2000 489
보이지 않는 손
이중나선
자유의 승리
다른 세계들
이기적인 유전자
레퀴엠
세 여인
등장인물 696
역자 후기 702
책속에서
세계경제의 제단인 IMF에서 제니퍼는 군대 지휘관처럼 생각하는 법을 터득했다. 다만 그녀 휘하의 군인들은 무기를 들거나 도시를 포위하고 게릴라나 테러리스트와 맞닥뜨리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협정 임무가 탱크나 보병대가 하는 일과 딱히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정복은 매우 은밀하지만 폭력적이지 않은 건 아니었다(그녀에 따르면, 오히려 폭력은 필연적이다).
어느 새벽, 사랑을 나눈 후 에바가 내게 말했다. 감정이란 진화의 연쇄적인 불안이고, 지성의 병리적 징후이며, 아무리 좋게 본다고 해도 자기 보호를 위한 설명서일 뿐이야. 술에 취하고 벌거벗은 채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랑은 번식을 위한 접착제이고, 분노는 위험 앞의 뇌관이며, 두려움은 고통의, 어쩌면 죽음의 대용물이야. 마치 이런 말들이 최음제라도 되는 양 에바는 쉬지 않고 되풀이했다. 43-44
우리를 괴멸시키는 데에는 적의 침입이나 특별한 무기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큰 재난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 방울의 부주의, 다른 한 방울의 즉흥, 그리고 극소량의 오만함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아아, 안누쉬카, 이 러시아라는 지옥, 혹은 연옥에 떨어진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곳엔 온통 유령만 살고 있어요. 당신도 관료의 옷을 입은 땔나무꾼 고르바초프나 술에 찌든 과격한 농부 옐친을 본다면 아마 웃음이 통곡으로 바뀔 거예요. 그렇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당신에게 반한 미치광이 스탈린은 이제 공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듣고 놀라는 아이들도 없으며, 그의 얼굴을 본다고 해서 전율이 느껴지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