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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063159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3-01-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안의와 손홍록의 만남 14
2. 실록 보존을 위한 한마음 26
3. 암호명 승냥이 울음소리 47
4. 없는 듯 있는 사람 63
5. 첩자의 미행 74
6. 고난 속에서의 갈등 85
7. 마지막 장소, 용굴로 95
8. 앞잡이의 최후 109
9. 슬품을 이긴 사랑 123
10. 7년을 실록과 함께 132
에필로그 144
조선왕조실록에 대하여 148
조선왕조실록이란? 148
실록 편찬의 유래 152
실록의 체제와 쓰여진 내용 155
책속에서
"왜놈들이 전라도에 들어온다면 실록의 행방을 찾을 것이 뻔하지. 수십 대의 마차가 움직이면 왜놈의 첩자들이 알아챌 것이오. 그러니 이동은 야음을 틈타 하는 것이 좋지 않겠소. 인부들도 실록의 마지막 행방은 몰라야 할 것이오. 누가 알겠소, 그중에 입이 가벼운 자가 있을지. 그러니 옮기더라도 마지막 장소에는 믿을만한 인부 몇 명과 집안 머슴만 남는 것이 좋겠소. 자금은 될 것 같고, 인부도 가능하고, 우마차는 빌릴 수 있고. 장소가 문제구려."
두 사람은 태인에 도착해서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급히 재산을 처분한 다음 머슴들을 데리고 3일 후에 태인과 전주의 경계에 있는 주막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태인에서부터 두 집안이 같이 움직이면 사람들의 눈에 띄어 이상한 소문이 돌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얘들아, 좀 쉬었다 가자구나."
일행은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땀을 닦았다. 그때 숲에서 열 명 남짓의 사내들이 칼을 들고 나왔다. 그들은 안의 일행을 에워싸고 소리쳤다.
"순순히 가진 것을 앞에다 놓아라.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만약 내놓지 않았다가 뒤져서 뭐라도 나오면 못숨을 보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원래 농민이었지만, 흉흉한 민심에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도적이 된 사람들이었다. 인상이 그리 험악하지는 않았다. 삼월이는 겁에 질려 바위의 손을 잡았다. 안의는 어떻게 하나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잘못하면 자기뿐만이 아니라 바위와 동이, 삼월이까지도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300냥을 내놓자니 실록이 걱정되어 하늘이 노래졌다. 그때 손홍록이 뛰어왔다. 그 역시 두 명의 머슴을 데리고 안의와 만나기로 한 주막으로 향하는 참이었다. 손홍록은 이들 도적떼를 달래기 시작했다.
"여보시오, 내 말 좀 들으시오. 여기 계신 이 어른 일행은 의병으로 나간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주로 가는 중이오. 당신들도 전쟁통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러는 줄 아오. 그러나 민초들끼리 싸운다고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소? 우리가 힘을 합쳐 왜놈을 물리치는 것이 급선무 아니오? 그러면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있고, 당신들도 식솔들과 먹고 살 수 있을 거요. 내 그대들의 처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