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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0631792
· 쪽수 : 182쪽
책 소개
목차
이야기의 배경 및 설정 4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6
인물관계도 12
프롤로그 16
1. 신탁의 저주 20
2. 소용돌이 속으로 36
3. 반쪽 옥패 48
4. 불가로 떠나는 왕 62
5. 하늘을 속이다, 만천(?天) 76
6. 왕손의 탄생 94
7. 암투의 서막 109
8.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벌모(伐謀) 124
9. 화랑도 창립과 가야의 복속 138
10. 동맹을 끊어버리는, 벌교(伐交) 151
11. 눈꽃 속에 묻히는 진실 162
에필로그 173
역사 속으로 174
역사 자료 출처 및 활용 사이트 179
작가의 말 180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늘의 뜻이 무엇인가?"
소지왕이 재차 묻자, 신녀가 고개를 돌렸다.
"폐하……."
음성이 심상치 않았다. 순간 불길함이 엄습해왔다.
"폐하께옵서 양자로 맞이하신 일곱명의 공자님들 모두…… 북두성이 되실 수 없습니다."
"뭐라!"
소지왕은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늘의 뜻을 묻는 자리이긴 하나, 응당 왕위계승은 양자 중 맏이이자, 사위인 원종이어야 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신녀를 쏘아봤다.
"대체 그 무슨 망언을 하는 겐가!"
연화 언니 소식은요?"
'연화' 소리에, 이사부가 갑자기 옷을 뺏듯이 잡아챘다. 당황한 지소의 두 손이 그대로 허공에 머물렀다. 몇 초간의 적막이 흘렀다. 지소는 얼른 탁자 위에 놓인 술병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애써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리 돌아오시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술잔에 맑은 술이 천천히 채워졌다.
지소는 이사부의 기분을 풀어주려 최대한 애교 섞인 어조로 아양을 떨었다.
"혼쭐이 나 도망친 왜놈들 얘기 좀 들려주세요."
이사부는 말없이 잔을 비웠다.
"오늘밤 만큼은 모든 고단함을 내려놓으세요."
이른 새벽, 마구간지가가 말들에게 차례로 여물을 주다가 준정의 흑마 앞에 섰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흑마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긴 혀를 내밀어 입맛을 다셨다. 녀석은 태어날 때부터 마구간지기가 돌봐주던 놈이었다.
콧잔등을 쓰다듬자, 녀석이 새까만 눈동자를 끔벅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구간지기가 녀석의 볼에 이마를 대었다. 녀석이 뭔가를 감지했는지 촉촉한 콧바람을 힝 내뿜었다.
긴 한숨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 마구간지기가 주위를 한번 스윽 돌아보고는 잽싸게 여물통에 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옆에 놓인 삼지창을 들어 휘휘 저었다. 여물과 함께 뒤섞여 녹아버리는 가루처럼 그의 죄책감도 서서히 식어갔다.
잠시 후, 멀리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