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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738675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10-02
책 소개
목차
Part A: 오래전 극장에서
인천에서
춘천에서
광장, 피카디리
최초의 날
신 선생님께
24 hour party people
서울을 부탁해
2001년의 극장(들)
Part B: 오래된 극장에서
빛으로 만든
해안가의 극장들
갑부 혹은 도둑놈
알파, 브라보, 시네마!
서 있는 사람들
군산 산책
2035년에도 만나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가장 먼저 친해진 건 입학식 날 입고 온 더플코트가 단박에 시선을 끌었던 J와 <에반게리온> 레이를 닮은 외모로 2~3학년들까지 우르르 교실 창가로 몰려오게 한 S였다. J는 ‘오아시스’와 ‘블러’ 같은 영국 밴드 이야기로 운을 뗐고, 나는 영화 이야기로 둘의 환심을 사려 했다. S는 주로 J와 나의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다. “서울에 엄청나게 큰 극장이 새로 생긴대. 무려 11개짜리 극장이라는 거야. 이름이 CGV라는데 제일제당의 C, 왜 홍콩영화 보면 골든하베스트 알지? 영화 시작할 때 둥둥둥둥 북소리 나면서 색깔 바뀌는 그 골든하베스트의 G, 그리고 V가 뭐더라…. 아무튼 이건 정말 역사적사건 아님?” 지난주 『씨네21』에 실린 광고를 보고 신나게 떠들어댄 날이었다. 둘 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경청했지만, 제일제당과 골든하베스트, 그리고 호주의 극장 체인 빌리지 로드쇼가 합작한 CGV 강변이 처음 문을 연 1998년 4월 4일 역사를 쓰러 간 건 나와 S 둘뿐이었다. 지금은 지하철도 연결됐고 고층 아파트가 빼곡하지만, 그때만 해도 허허벌판 시골이었던 인천 검단에서 서울의 동쪽 끝 강변역까지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 최초의 극장
그리고 시작됐을 거예요. 매주 월요일이면 선생님께서는 한 뭉치의 영화 전단을 제게 가져다주셨어요. 선생님이 주말에 본 영화 전단이 맨 위에 올려져 있었고, 당시 상영했던 다른 영화들의 전단도 몇 장씩 있었고요. 저는 그때 그 극장들의 이름을 처음 봤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특별히 자주 가신다던 동숭시네마텍과 코아아트홀, 이런 극장들이요. 키아로스타미와 타르코프스키, 테오 앙겔로풀로스 같은 감독들의 이름도 그때 처음 들었을 거고요. 전단에 새겨진 사진과 글자들을 통해 새로운 영화와 극장을 꿈꾸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저에겐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신 선생님께